할인율 하락, 부채 증가, 자본확충 부담↑올해 말 LAT평가 잉여액 28조원으로 추산 예보 "적정 수준의 경과조치 제시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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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보험사들이 부채 시가평가에 따라 수조원대 부채를 적립해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금융당국이 2017년 말 도입한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이하 LAT) 제도가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하락 및 성장세 둔화로 결손금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LAT제도는 보유계약의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평가해 부족액이 발생할 경우 책임준비금을 추가 적립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는 보험사 부채를 원가로 평가하는데 금융당국은 IFRS17 도입(2022년) 및 신 지급여력제도인 킥스 도입에 앞서 보험부채를 단계적으로 시가평가 하도록 LAT제도를 도입했다.

    LAT계산에 따라 부채평가를 추정한 결과에서 원가평가액이 LAT평가액(시가부채)보다 크면 잉여금으로 본다. 반대로 LAT평가액이 원가평가액 보다 더 크면 쌓아둔 금액으로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결손금액으로 판단한다. 결손금액이 발생하게 되면 보험사는 그만큼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12일 예금보험공사의 생명보험사 경영위험분석 자료에 따르면 할인율 이외 변수가 작년과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말 부채적정성평가 잉여금은 작년 말(46조4000억원) 대비 18조4000억원 감소한 28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잉여금 감소 요인이 신계약 유입에 따른 효과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작년 6월 이후 금리하락과 제도 강화 영향으로 할인율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잉여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보험사가 미래에 얻는 이익으로 생각되는 이자율인 ‘할인율’은 약 40bp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할인율 하락으로 LAT부채가 증가해 자본금 결손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3월 말 할인율 계산 근거가 되는 무위험금리가 작년 말 대비 0.12%포인트 하락했고, 유동성프리미엄은 LAT기준 강화로 0.35%포인트 하향될 것으로 내다봤다.

    생보사들은 작년까지만해도 원가평가 금액이 LAT평가액보다 많아 자본을 추가로 적립하지 않아도 됐지만, 올해는 결손금액 발생으로 자본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생보사들이 결손금액에 따라 부채를 쌓아야하는 규모는 수조원대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형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은 LAT결손이 우려되는 대표적인 생보사다. 작년 말 기준 한화생명의 LAT잉여액은 1조2000억원 수준인데 올해 말 할인율이 40bp낮아지게 되면 결손이 발생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생명 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들도 올해 원가평가 부채규모보다 LAT부채액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LAT제도 시행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보험업계는 LAT제도에 적용하는 할인율(이자율)을 완화해 줄 것을 금융당국에 요청한 상태다. 

    금융사들이 위기에 놓였을 때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는 예금보험공사도 금융당국이 국내 환경에 적합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유럽보험연금감독청은 솔벤시Ⅱ도입으로 인해 증가하는 책임준비금(할인율 하락분)을 향후 16년간 균등 반영하는 것을 허용하는 경과조치를 마련해 제도의 연착륙을 유도했다”며 “감독당국도 킥스 도입과정에서 적정수준의 경과조치 제시를 통해 시장의 불안감을 완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보험사들이 보험부채 시가평가에 대응하기 위해 순이익 내부유보, 외부자본 조달 등을 통해 충분한 자본여력을 확보하고 자본변동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