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계대출 증가폭 축소, 물가 1%대 진입추석 연휴 등 가계대출 일시적 주춤… 금리인하 신중론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가 이번주 열린다. 한은이 오는 11일에 열릴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할지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주요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고, 물가 상승률이 3년 6개월 만에 1%대로 하락하는 등 금리 인하 여건이 무르익으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다만 가계대출 주춤세가 연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과 함께 금리인하 국면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하는 상황이다.◇9월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물가도 안정세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집계됐다.이는 지난 8월 말 대비 5조6029억원 늘어난 수치다. 증가 폭은 8월(9조6259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물가도 최근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한 114.65를 기록했다. 상승률 1%대로 떨어진 건 지난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여기에 지난달 미국도 전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한은도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시각이 확대됐다.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다.아울러 연준이 다음달 회의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국내도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
◇가계대출 일시적 주춤… 금리 인하 여전히 신중여러 지표를 통해 이달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반면 여전히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8월보다는 한풀 꺾였지만 증가세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추석 연휴로 인해 영업일이 줄어든 데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시행이 일시적으로 나타난 효과로,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것이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대출 수요가 다시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도 둔화된 점도 변수로 꼽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3월 말 이후 28주 연속 상승했지만, 오름폭은 3주 연속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대출 규제 효과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수도권 상승 폭이 7개월 만에 축소되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향후 금리 인하 시점을 노리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금리 인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이며, 가계대출 증가를 불러온다.신성환 한은 금통위 위원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9월 들어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한 것과 관련해 “이것이 추세적인지는 10월까지 추가 데이터를 봐야 한다”며 “우려를 덜어주는 방향으로 나오더라도 믿어도 될지 모르겠고, 11월에는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주택가격 상승 모멘텀이 강한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주택가격·가계부채 증가 모멘텀을 확대할 수 있으며, 이 거품이 국민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게 된다”고 우려했다.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부동산 및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인하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장금리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 가운데 한은이 연내 금리인하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주택 가격의 상승세가 소폭 둔화되고 스트레스 DSR 등 여러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실행된 만큼 오는 11일 금통위에서 신성환 위원 등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금통위원이 등장할 가능성은 높다”며 “그러나 한은의 금리인하 시기는 10월보다는 11월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