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액상전자담배 점유율 1위 '쥴'… 지난해 한국 시장 진출니코틴 1% 넘으면 유해화학물질 …국내용은 니코틴 0.7%에 소비자 혹평도구매대행으로 '짝퉁 액상' 유입, '호환팟' 유행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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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쥴 액상(팟)은 신장하고 있지만 본체(디바이스)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다. 전국 판매가 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편의점업계 관계자)

    돌풍을 예고했던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쥴(JULL)’이 한국 시장 진입 초기부터 고전하고 있다.

    흡연자들의 실망감은 ‘니코틴’에 있다. 쥴은 디바이스에 ‘팟’이라고 불리는 카트리지를 끼워 피우는 방식이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팟’은 니코틴 함량이 1.7%, 3%, 5%로 다양하지만,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유해물질 관련법에 따라 니코틴 함량이 0.7%에 불과하다. 시장 기대보다 한국에서의 반응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쥴이 출시되자마자 소비자들의 후기가 쏟아졌는데, 가장 눈여겨 볼만한 대목은 니코틴 함량이다.

    전자담배를 애용하는 회사원 A 씨는 “담배 같지 않다. 니코틴 농도가 낮아서 그런지, 아무리 흡입해도 달콤한 향의 수증기를 피는 느낌이다”라고 전했다. 소비자 B 씨는 “국내 팟은 적응을 못하겠다. 타격감과 니코틴 만족감이 낮아서 호환팟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그렇다 보니 니코틴 함유량이 높은 쥴을 찾는 흡연자들이 오히려 급증하는 추세다. 해외직구를 통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정품 팟을 구매하거나, 구매대행을 통해 미국에서 유통되는 ‘팟’을 사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산 정품 팟의 판매 가격도 껑충 뛰었다. 한 구매 대행 사이트에서는 망고 맛 액상 카트리지(팟)의 경우 2개에 1만8000원, 4개에 2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국내 카트리지보다 2배 비싼 가격이지만, 쥴 그대로의 높은 니코틴과 타격감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문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꼼수도 등장했다. 이미 온라인에서 빈 카트리지를 뜻하는 ‘공팟’에 니코틴 함량을 수십 배로 늘린 용액을 담아 피우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쥴’과 ‘공팟’이라는 검색어를 함께 입력하면 관련 동영상이 수십 건 나타난다. 온라인에도 ‘쥴 팟’과 호환이 가능한 유사 상품들의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공팟’을 전용으로 판매하는 거래 급증하고 있다.

    현행 담배사업법상 니코틴 용액은 ‘담배’로 분류돼 온라인 판매가 금지돼 있다. 적발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 수 있다. 하지만 니코틴 용액을 담는 카트리지는 공산품으로 분류돼 담배사업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담배의 잎이 아닌 뿌리나 줄기로 만든 합성 니코틴 용액도 ‘담배’로 분류되지 않는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카트리지에 합성 니코틴 용액을 넣어 피우면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쥴랩스코리아는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공팟’과 ‘직구’ 등으로 손해를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그럼에도 쥴랩스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관계자는 “쥴이 국내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국내 시장 상황을 좀 더 살펴보고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쥴 디바이스는 오직 쥴 디바이스만 호환될 수 있도록 설계된 전자담배 팟과 함께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