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방향 3.2㎞ 활주로 1본 등 정부 원안대로국토부 "환경 훼손·소음 최소화… 10월 고시"반대대책위 "기존 공항 확장으로 수요 충분"
  • ▲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모습.ⓒ연합뉴스
    ▲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모습.ⓒ연합뉴스
    제주 제2공항이 애초 정부 안대로 서귀포 성산읍에 2025년까지 건설된다. 기본계획 용역 결과는 국내선 수요 절반을 분담하는 순수 민간 부공항으로 잡혔다.

    활주로 방향도 원안대로 유지됐다. 남측으로는 성산기상대, 북측으로는 말산메(144m) 방향의 3200m 1본이 건설된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정부 원안을 유지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서를 내놨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제주 농어업인회관에서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기본계획 최종보고서는 제주 제2공항을 국내선 수요 50%를 처리하는 순수 민간공항으로 설정했다. 제주도 전체 항공 수요는 2055년 2055만명, 4109만 통행(국내선 3796만 통행, 국제선 313만 통행)으로 예측했다. 운항 횟수는 25만7000회다. 사전타당성 조사 2500만명, 4500만 통행보다는 적고, 예비타당성 조사 2000만명, 4000만 통행보다는 다소 많게 내다봤다. 국토부는 교통시설투자평가지침에 제시한 방식으로 수요를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제2공항은 기존 주공항인 제주공항의 과부하를 덜어주는 부공항으로 역할 하게 된다. 연간 949만명, 1898만 통행을 처리할 수 있게 시설 규모가 잡혔다. 다만 단계별 건설계획을 통해 국제선 취항에도 대비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터미널 양측 날개에 해당하는 부분에 여유부지를 미리 확보할 계획이다. 시설은 3200m×45m 활주로 1본, 유도로 6본, 계류장 32개소, 진입도로와 주차장(3527면), 여객터미널(12만2030㎡), 관제탑 등이 들어선다.
  • ▲ 제주 제2공항 활주로 장애물 검토.ⓒ국토부
    ▲ 제주 제2공항 활주로 장애물 검토.ⓒ국토부
    활주로는 2차례 타당성 조사에서 채택한 원안을 유지했다. 성산읍 인근 6가지 대안을 검토한 결과 소음과 환경선 등에서 유리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활주로 방향은 남측으로는 성산기상대, 북측으로는 말산메를 향하도록 건설된다. 국토부는 장애물 검토 결과 진입표면의 저촉 장애물은 없다고 했다. 수평표면에 일부 저촉되는 대수산봉은 이·착륙을 위해 공항 주변을 도는 장주비행 때 비행고도를 상향 조정해 잘라내지 않고도 안전 운항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최종보고서는 활주로가 인근 하도리 철새도래지와 8.1㎞ 떨어져 있어 간섭이 최소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부는 해군 훈련 공역인 MOA39는 해군과 따로 협의하고, 정석비행장은 운항 절차 조정 등을 고려해 항공기 운항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견해다.

    국토부는 앞으로 제주도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오는 10월 기본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종보고회는 공항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는 지역주민과 소음피해를 보는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상생방안을 마련하는 게 목적인데, 행사가 무산돼 안타깝다"며 "내실 있는 기본계획을 마련하고자 따로 관계기관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최종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 ▲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기본계획 최종보고회 행사장을 막고 있다.ⓒ연합뉴스
    ▲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기본계획 최종보고회 행사장을 막고 있다.ⓒ연합뉴스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 등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제주지역 단체들은 환경 문제와 사전타당성 용역에 대한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공항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대책위는 "최근 여러 자료를 통해 기존 제주공항의 보조 활주로를 연장하거나 가까운 육상에 평행활주로를 신설하는 것으로도 수요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된다"면서 "비용도 덜 들고 환경 훼손도 적은 방안(기존 제주공항 확장)이 있다면 농지를 콘크리트로 덮고 주민을 강제로 내쫓으면서 제2공항을 지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