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대부분은 식비·쇼핑·교통 등 생활비안락한 주거 위해 대출 1억원도 상당해‘은퇴 준비’ 걱정거리…경제적 도움 필요
  • ▲ 지역별 1인 가구 비중 및 증감ⓒ통계청(2018년 인구총조사), KB금융지주
    ▲ 지역별 1인 가구 비중 및 증감ⓒ통계청(2018년 인구총조사), KB금융지주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제 국민 100명 11명이 혼자 살고 있으며 서울을 포함한 전국 9개 지자체에선 30%를 초과한 상황이다.

    이에 KB금융지주는 23일 국내 1인 가구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7년부터 발표됐으며 1인 가구를 보다 다양한 시선에서 접근,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기 위해 작성됐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지난 4월, 서울 및 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5세~59세 1인 가구 고객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토대로 작성했다.

    ◆남성은 ‘외로움’, 여성은 ‘안전·위험’ 걱정거리

    1인 생활은 자유로움과 시간적 여유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어려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기본적인 경제력 유지에 대한 불안 외 1인 가구는 현재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 노력하고 있으며 장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특히 외로움에 대한 걱정거리는 30대 이상 남성 1인 가구에서 많이 나타났으며 이어 ‘식사’ 등 생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여성의 경우 경제에 대한 걱정거리가 많았다. 현재 삶에는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은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남성의 경우 은퇴 예상연령을 61세, 여성의 경우 58세로 노후준비 기간이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여성 1인 가구는 경제적 어려움 외 ‘안전·위험’에 대한 두려움도 상당했다. 최근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일어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 ▲ 1인 생활의 경제적 우려, 주변 도움 활용 현황.ⓒKB금융지주
    ▲ 1인 생활의 경제적 우려, 주변 도움 활용 현황.ⓒKB금융지주
    ◆집은 마련했는데 은퇴는 준비하지 못했다

    1인 가구의 평균 대출액은 6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20%는 1억원 이상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용도는 대부분 주거 마련으로 꼽혔다. 특히 월세 거주 1인 가구는 주거비 부담을 매우 크게 느끼고 있었다.

    1인 가구는 주로 아파트, 다세대주택에 많이 살고 있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주거 면적도 넓어지고 있지만 40대까지는 주로 5~15평 주택에서 거주 중이다.

    이들은 주택구입이나 전세자금 마련에 필요한 금액의 20% 정도를 금융회사 대출로 해결하고 있다.

    현 주거지역을 선택한 이유는 직장, 학교와의 접근성을 꼽았다. 또 거주지 주변에서 일상생활을 최대한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았다.

    응답자의 49.1%는 앞으로 주택 구입 의향이 있다고 답해 대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주택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은퇴에 대한 준비는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주 자금은 주변을 통해 일부 도움을 받고 있으나 은퇴 자금, 생활비, 질병 치료자금 등 다수의 경제적 문제에 대한 도움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설문조사 결과 1인 가구의 금융자산 중 60%가 예·적금 상품에 집중돼 있으며 펀드·신탁·보험·주식 등 투자자산은 40대 이후에나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인 가구가 은퇴 준비에 취약한 이유는 소비 지출 대부분이 생활비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소비 지출액 중 식비, 쇼핑, 교통 등 생활비로 빠져나가는 비중이 47.8%에 달했다.

    은퇴 준비를 하고 있는 1인 가구는 21%에 불과했으며 은퇴 후 대비를 위해 필요한 월 투자·저축액은 최소 100만원 이상이란 답이 많았다.

    1인 가구는 은퇴 후 가족의 경제적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생각하며 자산 증식을 위해 소비를 줄여 생활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 ▲ 1인 가구의 금융 채널별 이용 의향.ⓒKB금융지주
    ▲ 1인 가구의 금융 채널별 이용 의향.ⓒKB금융지주
    ◆‘1인 가구’로 인한 달라진 금융 패턴

    1인 가구를 위한 소비 시장이 형성되면서 금융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먼저 금융서비스 중 1인 가구 이용도가 높은 채널은 모바일뱅킹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은행 지점 방문 의향이 인터넷전문은행 이용 의향보다 높았지만 50대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선호 채널에도 변화를 보였다.

    핀테크 서비스 가운데 ‘모바일 자산지출 관리 서비스’의 인지도 및 이용 의향이 높았고 ‘로보어드바이저’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결제 수단은 신용카드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30 세대에서 페이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자리 잡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대의 경우 현금·체크카드를 이용하던 1인 가구의 상당수가 페이 서비스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1인 가구 4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QR코드 결제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데 계속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고객도 많았다.
    이유는 카드나 현금 없이 다닐 수 있는 편리함과 사용이 쉽다는 장점을 꼽았다.

    1인 가구의 평균 보험상품 가입 수는 2.9개로 집계됐다.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으며 가입률에 비해 가입 의향이 높은 상품은 연금보험과 치아보험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25%가 최근 1년 내 보험을 해지·실효한 경험이 있는데, 주된 이유는 ▲보험료 납입 부담 ▲보상·보장 불만족 ▲지인 때문에 불필요하게 가입한 보험 정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