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버팀목' 자동차, 세계 자동차시장 부진 속 '선방'

세계 자동차시장의 수요가 부진한 와중에도 한국 완성차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어 한국 수출에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1∼5월 완성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6.7% 증가한 179억5634만 달러(한화 20조8900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자동차부품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인 95억9600만 달러(11조1600억원)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 1∼5월 한국의 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2273억 달러로 집계됐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을 제외한 주요 수출 품목이 감소한 영향이다.

수출 1위인 반도체는 21.9% 급감했다. 석유제품은 5.0% 감소하면서 자동차에 밀려 2위로 떨어졌고, 선박해양구조물·부품은 4.0% 감소했다.

최근 추세대로라면 자동차는 부진한 주요 품목과 달리 8년 만에 수출 증가율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수출액은 지난 2011년 연간 27.8%의 급증세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11.2∼4.0%의 증감률을 기록해 왔다.

대당 판매단가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에 올해 완성차 수출액이 6%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월 완성차 수출은 대수 기준 103만 5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지난해 9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세인 것을 감안하면 선전한 것이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5월 세계 자동차시장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3732만대였다.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 지역의 수요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한국에서 수출된 완성차를 모델별로 보면 현대차 투싼이 올해 들어 5월까지 10만6833대가 수출돼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지엠 트랙스(10만5576대) ▲현대차 코나(9만9710대) ▲기아차 모닝(6만6517대) ▲기아차 쏘울(6만5576대) ▲현대차 아반떼(6만4576대) ▲기아차 스포티지(6만5122대) ▲한국지엠 스파크(5만5839대) ▲기아차 니로(4만4089대) ▲기아차 스토닉(3만4932대) 등이 뒤를 이었다.

위의 10위권은 전체 승용차 수출의 70%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판매가격이 높은 SUV 모델이 7개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올해 1∼4월 SUV 수출량은 모두 47만7175대로 1∼4월 기준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이에 따라 주요 자동차 수출 대상국의 수출 실적이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과 러시아 수출액이 각각 22.7%, 20.0% 늘고 캐나다 수출액은 12.1% 증가했다.

한편 올해 들어 자동차 수입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1∼5월 자동차 수입액은 44억4516만 달러(약 5조17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4% 급감했다.

이 같은 감소세가 이어지면 올해 자동차 수입액 감소율은 10년 만에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10년간 가장 자동차 수입액이 줄었을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으로, 22.5% 감소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