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장 규모 14% 성장… 2023년 600억弗 육박삼성, LG 이어 中 OLED 투자 확대 소식 잇따라삼성디스플레이, 대형 전환 움직임… LGD 추가투자 계획도
  • ▲ OLED 디스플레이용 증착 장비. ⓒ아바코
    ▲ OLED 디스플레이용 증착 장비. ⓒ아바코
    중국 업체들의 과잉공급으로 LCD패널이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국내외 패널업체들의 OLED 전환 속도가 가파르게 일어나고 있다.

    대형과 중소형에서 각각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올 들어 장비업체들의 실적이 주춤하고 있지만, 국내 패널업체의 추가 투자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OLED 바람이 매섭게 불어오면서 장비업체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OLED 시장은 323억달러 규모로, 지난해 283억달러에 비해 14.1% 성장할 전망이며 오는 2023년에는 59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LCD 시장 잠식으로 가격하락 등 LCD패널의 경쟁력이 악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OLED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 규모도 점차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위해 2017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7조8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중국 광저우에 OLED 패널 생산라인을 갖췄다. 이와 동시에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LCD 모듈 생산법인을 처분하면서 OLED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광저우 공장이 이르면 이달 중 본격 가동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2016~2017년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설비투자에 10조원 이상을 투입하면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 LCD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포화상태에 처해지면서 OLED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급부상해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전체 시장에서 OLED 비중은 2017년 18.6%에서 내년 35.8%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은 OLED 관련 장비를 개발하고 공급하면서 이 기간 매출이 급성장하는 등 수혜를 봤지만,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올 들어 실적 부침을 겪고 있었다. 디스플레이 장비는 통상 한 번 들어가면 고객사가 생산라인을 증설하지 않는 이상 이후 매출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도 미미한 수준으로 전해진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앞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 올해는 장비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에스에프에이, 원익IPS 등 삼성디스플레이 주요 협력사들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톱텍과 아이씨디는 이 기간 매출이 반토막나면서 각각 459억원, 341억원에 그쳤다.

    삼성향 매출이 줄면서 중화권 고객사를 확보한 업체들 외에는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 패널 업체들이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주하고 있는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을 뺏기 위해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하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새 먹거리 확보에 활로가 열리게 된 셈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핵심 분야를 반도체에서 디스플레이 투자로 급선회하며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2021년까지 중국의 6세대 플렉시블 OLED 투자 규모가 BOE, CSOT, GVO, Tianma 등 중국 상위 4대 패널업체를 중심으로 큰 폭 확대되면서 월간 생산량 기준 28만장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3년간 중소형 OLED 전체 투자 규모인 25만장을 웃도는 수치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중 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OLED 분야는 미국 기업과의 관련성이 낮아 무역협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만큼 중국이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OLED 굴기에 나설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OLED TV 수요 증가를 고려해 중국의 OLED 투자가 중소형에서 대형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도 대형 패널을 LCD에서 OLED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조만간 TV용 QD-OLED 전환 투자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진다. 내달 장비를 발주하고 8월에 천안 아산캠퍼스 LCD 라인을 가동 중단한 후 TV용 QD-OLED 전환 투자를 진행한다는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3년간 삼성디스플레이 설비투자는 대형 OLED가 70%를 차지할 것"이라며 "내년 이후 초대형 TV 수요가 현재 65인치에서 75, 85인치로 확대돼 초대형 QD-OLED TV 패널 생산에 최적화된 신규라인 구축이 필요하고, 중국 초대형 LCD TV 및 경쟁사의 OLED TV와의 차별화가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하반기 중 삼성의 대형 OLED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며 "예상되는 투자 규모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 하반기에 걸쳐 최소 8조1000억원에서 최대 17조9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A3 모바일 OLED 라인 투자 당시인 15조원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투자 규모로, TV 시장 뿐만 아니라 전장 및 투명 디스플레이 등 기타 어플리케이션으로의 확장까지 염두하면 향후 수년간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투자 지속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가동을 앞둔 광저우의 월 6만장 규모 설비 외에 추가로 월 3만장 규모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의 경우 반도체와 같은 맥락이라 전방산업 회사의 자본지출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생산라인이 이달 중 가동되며 이와 관련한 추가 투자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대형 OLED 전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다 중화권에서 중소형 OLED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업계의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국내외 패널업체들의 LCD 생산라인 증설은 없을 것이며 OLED 중심의 투자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