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글로벌 장비시장 위축 영향 전반적 침체삼성, SK, 보수적 경영전략… 설비 투자 미뤄메모리가격 하락세 이어 정치적 이슈까지 시장 위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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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 수출규제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불확실성도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제한까지 걸고 넘어지자 국내 업계의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이번 문제는 정치적 이슈가 짙은 만큼 대응책 마련도 쉽지 않아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를 더욱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들은 올해 반도체 시장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전자 제조 공급망 시장을 대표하는 글로벌 산업 협회인 SEMI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18.4% 하락한 527억 달러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웨이퍼 가공 장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1% 감소한 422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팹 설비, 웨이퍼 제조, 마스크 및 레티클 장비 등을 포함한 기타 전공정 장비 매출액은 전년대비 4.2% 하락한 26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셈블리 및 패키징 장비 분야는 22.6% 감소한 31억 달러, 반도체 테스트 장비는 16억 달러 감소한 47억 달러로 전망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은 한층 위축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 대표 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이 크게 감소하면서 경영 전략도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설비 투자 비중을 지난해 대비 줄이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반도체 추가 증설 없이 중장기적 수요 대응을 위한 신규 팹 건설 중심의 투자만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SK하이닉스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당초 계획한 설비 투자를 뒤로 미룬 상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장비 투자를 40%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설비 투자 규모를 줄이는 데에는 지난 4분기부터 이어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둔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및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투자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의 성장률도 뒷걸음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만은 올해 21.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장비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년 연속 2위를 유지하고, 한국은 3위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대만 다음으로 높은 성장률인 8.4%를 기록하며 네번째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이슈 영향으로 올해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은 높아지는 모습"이라며 "내년 이후부터 반도체 시장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