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 당국 1년 넘게 얼굴도 못 봐대체어장 확보도 제자리 걸음동중국해 어장에선 中어선이 횡포피해지원금 증액도 반도체 등에 밀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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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장 확보도 제자리걸음이다. 갈치의 경우 어민은 대만 대체어장을 뚫어보려고 안간힘이다.
어민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미흡하다고 호소한다. 설상가상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로 제조업 피해가 우려되면서 피해 어민 지원은 뒷순위로 밀릴 공산이 크다.
16일 해양수산부와 수산업계에 따르면 한일 어업협상이 4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양국 당국자 간 만남조차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박승준 해수부 지도교섭과장은 "지난해 6월 말 고위급 만남이 있고 난 이후 접촉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반응은 냉담하다. 박 과장은 "지난 5월부터 실무자급 회의를 열자고 요청하고 있으나 아직 답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지난 5월 출입기자들과 만나 "(한일 어업협상과 관련해) 외교 당국 채널을 통해서도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일본 대사를 만나) 우리의 의지가 관철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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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어민은 대만 갈치 대체어장을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 회장은 "오는 9월쯤 우리로 치면 수협중앙회에 해당하는 중국어회 회장단을 제주로 초청해 민간협의회를 열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대만 측에서 쉽게 어장을 열어주지는 않겠지만, 계속 만나 문을 두드려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나중에 한일 어업협상이 타결돼도 일본 측에서 조업 구역이나 방법을 까다롭게 해 트집을 잡으려 할 게 뻔하다"며 "협상이 타결돼도 대체어장 확보는 필요하다. 중국 하이난성 인근 해역에서라도 갈치 조업이 이뤄질 수 있게 정부 차원의 교섭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민들은 정부의 지원책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지원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견해다. 올해 해수부의 한일 어업협상 결렬 장기화에 따른 피해 지원 예산은 21억원이다. 해수부는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어업 허가가 있는 11개 업종 중 고등어 선망, 오징어 채낚기, 갈치 연승 등 6개 업종에 지원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어민들은 "(정부 지원금은) 척당 300만~400만원에 불과하다"며 "어업협상 결렬이 4년째인데 그나마 지원근거가 없어 올해 첫 지원이 이뤄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해수부는 내년 지원 규모를 최소한 올해의 2배인 42억원으로 늘리고자 재정 당국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규제를 강화하면서 피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어업보다 제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해수부의 내년 예산 요구에 명쾌한 답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피해를 보고 있는 어민에 대한 지원이 우선순위에서 제조업에 밀릴 상황이다. 김 회장은 "해수부가 현금 지원 말고도 관련 정책이나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승어업의 경우 근해어업에 속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멀리 나가 조업하므로 어선 현대화 사업에 포함해 어선 크기를 키울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