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여 만에 정제마진 배럴당 7달러 회복'IMO 2020' 시행 앞두고 테스트용 수요 확대배터리 생산 연말 20GWh… 글로벌 '5위' 수직 상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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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이 상반기 부진을 털고 3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다. 석유사업의 실적 가늠자인 정제마진의 반등이 이뤄지고 있고 신규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 회복과 함께 배터리 사업 가치 반영으로 실적 개선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분기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이 같은 기대감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시장 컨센서스 대비 약 2000억원을 상회한 영업이익 49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50.3%나 증가한 성적이다.

    특히 3분기부터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호재성 요인들이 감지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반기 바닥을 다진 정제마진 반등이 이뤄지고 있고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IMO 2020)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제마진은 7월 누적평균 배럴당 7.7 달러를 나타내며 1분기 평균 대비 85%나 개선됐다. 월 평균 정제마진이 7달러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여기에 내년 초 IMO 2020 시행을 앞두고 올 하반기부터 저유황유 및 선박용 경유에 대한 선사들의 테스트용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등·경유 제품을 중심으로 정제마진 개선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통해 내년 4월부터 일 약 4만배럴 규모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IBK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은 블랜딩유 판매와 VRDS 설비로 IMO2020 황 함량 규제에 대응할 것"이라며 "VRDS설비가 가동되면 연 2000억원 수준의 이익기여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비정유 사업 중 하나인 윤활유 사업도 3분기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여진다. 

    IMO2020 환경 규제 효과로 고유황유이자, 윤활기유 원재료와도 연동되는 B-C유 제품 가격이 낮아지면 원가 하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고급 윤활기유인 그룹Ⅲ 판매량 확대 등 영향으로 2분기 윤활유 사업에서만 전체의 약 15%인 영업이익 782억을 기록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에는 최근 상승한 정제마진과 하반기 기대되는 IMO효과 뿐 아니라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가치도 미반영됐다"고 밝혔다.

    게다가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가치도 주가에 곧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이후 단행한 배터리 집중 투자 결과에 따라 올 연말까지 20GWh에 육박하는 배터리 셀 생산 규모를 확보(설비 준공)하게 된다. 

    2020년 상반기 상업 가동에 돌입하면 현재 8위인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5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여진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 업계의 2분기 실적 악화 속에서도 유일하게 견조한 실적을 기록, 탄탄한 재무 성과에 기반해 보통주 1주당 1600원인 총 1411억원을 중간 배당 하기로 결정하며 3년 연속 주주가치제고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 사업에 대한 연간 자본적 지출 규모도 1조5000억원 미만으로 추정돼 충분히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기말배당금을 전년 6400원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배당매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