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백색국가' 명단서 제외… 산업계 '촉각'업계 미치는 영향 적어… "절대적 제품 없어"MX 수입량 연간 100만t 수준… 설비 투자로 자체 공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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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강행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촉각이 모아진다.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일본에 의존하는 산업이 아닌데다 수입국 다변화를 통해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이 개정안은 경제산업상이 서명하고 아베 총리가 연서한 뒤 공포 절차를 거쳐 오는 28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여진다.'백색국가'는 일본 정부가 안보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안보 우방 국가'로 일본의 제품 수출시 허가 절차 등에서 우대를 해주는 국가를 말한다. 백색국가에는 총 27개국이 포함돼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에 지정된 바 있다.일본의 이 같은 결정으로 국내 산업계는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대표 산업 중 하나인 석유화학업계 역시 일본 정부 발표를 예의주시하는 한편 대응책 마련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그러나 반도체 등 소재에 비해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일본에 대한 절대적인 의존도도 높지 않고 품목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현재 수입 제한 가능성이 큰 대표적인 화학제품으로 MX(혼합자일렌)과 톨루엔 시클로헥산 등이 거론되는데, 이들 품목의 경우 물량은 크지 않다.MX의 경우 자일렌은 페트(PET)병과 합성섬유(폴리에스터 등)를 만드는 파라자일렌(PX) 원료로 사용되는데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가 PX 설비를 크게 늘리면서 수입이 이뤄졌다.SK종합화학은 JX에너지와 손잡고 2011년 12월 울산에 세번째 PX공장을 설립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일본의 코스모오일과 50%씩 지분 투자를 통해 설비 확대를 진행했다. 일본 기업의 경우 자국내 남아도는 MX의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는 계기로 작용했으며 국내 기업은 PX 설비 확대를 통해 신규 수익 창출을 가능하게 했다.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도 MX 설비에 함께 투자하면서 이마저도 일본 수입 물량은 크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현대케미칼을 세우고 자체적인 MX 조달에 나선 상태다.이에 따라 MX 수입 물량은 100만t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난 일본산 MX 수입량은 지난해 2017년 127만9000t에서 지난해에는 120만8000t을 나타냈다. 톨루엔 제품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특히 이들 품목의 경우 한일 합작 회사에 투입되는 물량이 대부분이라 실질적인 규제를 받을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여기에 시클로헥산 등 다른 원료도 유럽 및 국내외 업체의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거리가 가까운 운송 비용 등을 고려해 그동안 수입이 이뤄진 것"이라며 "실질적인 수출 규제가 이뤄져도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다른 업계 관계자는 "촉매 등 기타 화학제품의 경우 수입 비중도 크지 않고 유럽 및 중국 등 대체할 수 있는 국가는 많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봐야겠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여파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