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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노동조합이 임금협상 불발을 이유로 본격적인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최근 쟁의대책위원회로 전환하며 강도높은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상반기 원료가격 강세에 큰 어려움을 겪은 현대제철은 하반기 노조 파업이라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동조합은 지난 2일 당진제철소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참석한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쟁의대책위원회로 전환했다.
쟁대위 위원장인 이경연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장은 "현대제철은 2019년 임금협상 5차 교섭까지 진행이 됐음에도 모두 불참하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는 불성실한 행태를 일삼고 있다"며 "독자 교섭권을 쟁취해 부의 분배를 이뤄낼 수 있도록 8000 조합원이 하나로 뭉쳐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연 위원장은 이날 쟁대위 전환을 선포하며, 2019 임투 쟁대위 지침 1호를 하달했다. 여기에는 현대제철지회 전 조합원은 8월 5일부로 출퇴근시 투쟁조끼를 착용해야 하며, 사측이 주관하거나 사무직 직원이 함께하는 모든 모임에 불참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전 조합원은 2019년 임협 투쟁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쟁대위 지침에 적극 복무할 것을 당부했다. 이를 어길 경우 1회 불참 시엔 명단공개, 2회엔 명단공개 및 노동조합 복지혜택 제한, 3회 이상땐 금속노조 징계위원회 회부 등 강도 높은 처리규정을 제시했다.
노조는 쟁대위 지침 1호를 시작으로 투쟁수위를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사측과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이라는 강수를 둘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조정 중지가 받아들여지면서,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했다. 이후 지난달 29~31일 열린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재적대비 70.1%, 투표대비 87.0%란 압도적인 지지로 가결하며, 파업 준비를 마친 상태다.
현대제철 노조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에 충남지부, 포항지부, 인천지부, 광전지부, 충남지부 현대제철 당진(하)지회 등 5개 지회로 나눠져 있는데,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5개 지회가 뭉쳐 단일교섭을 진행 중이다. 따라서 실제 파업을 행사할 시 그 파급력은 여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올해 임협에서 기본급 5.8%(12만3526원) 인상, 성과급 지급(영업이익 15%), 정년 연장, 각종 문화행사비 인상, 압연 수당 신설, 연주 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노조의 요구가 다소 무리하다 판단, 받아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현대제철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 44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무려 33.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4.2%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2.3%P 하락했다.
하반기 경영 환경 또한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광석 가격 강세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자동차·조선 등 수요처와의 가격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노조의 파업은 실적 부진을 극복하려는 회사의 노력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5개 지회 전체가 뭉쳐 파업에 나선다면, 현대제철 전국 사업장이 멈출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역시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실제 파업으로 옮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행부 역시 역할이 있으니 적당한 수준에서 마무리짓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