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는 빠졌는데 한국·멕시코 포함된 까닭대미 선박 수출 3% 불과, 가동률 80~90% 그쳐자동차·MASGA 협상 지렛대 활용 가능성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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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
미국이 글로벌 제조업 ‘과잉생산’을 이유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하며 한국 조선 산업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세계 조선 시장 상위권인 중국과 일본이 빠진 가운데 한국 선박만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통상 압박 성격의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조선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진 만큼 향후 한미 통상 협상에서 활용될 협상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13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USTR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일본·유럽연합(EU)·중국 등 16개 국가를 대상으로 글로벌 제조업 과잉생산 조사를 시작한다. 조사 대상 산업에는 자동차·전자장비·기계류·철강·선박 등 주요 제조업 분야가 포함됐다.무역법 301조는 미국 통상 정책에서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 중 하나다. 특정 국가의 정책이나 산업이 미국 기업에 불공정한 피해를 준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부과, 수입 제한, 시장 접근 제한 등 광범위한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중국을 상대로 301조 조사를 실시한 뒤 약 3700억달러(약 551조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했다.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선박 산업 명시 국가가 한국과 멕시코 두 곳뿐이라는 점이다. 세계 조선 시장 상위권 국가인 중국과 일본은 각각 전자·기계·자동차 등 다른 제조업 분야는 언급됐지만 조선 산업은 조사 항목에서 제외됐다.미국이 언급한 ‘공급과잉(Overcapacity)’은 수요 대비 과도한 생산능력이 형성 되거나 정부 보조금이나 정책 지원으로 가격 왜곡이 발생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생산능력 대비 가동률, 수요 대비 설비 규모, 정부 보조금 여부, 수출 증가와 가격 하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특히 산업 가동률이 약 80% 이하로 떨어질 경우 공급 과잉 가능성이 있는 산업으로 판단한다.미국은 한국의 과잉생산 근거로 대미 무역흑자 확대와 제조업 수출 증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미 선박 수출 규모는 타 산업 대비 제한적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대미 선박 수출은 약 6억달러(약 8940억원) 수준으로 같은 해 한국 전체 선박 수출 의 3% 미만에 불과하다.미국의 해운 보호 법안인 존스법(Jones Act)은 미국 연안 운송 선박을 미국에서 건조된 선박으로 제한하고 있어 대형선박의 시장 진입이 제한적이다. 한국 조선 산업은 LNG 운반선·대형 컨테이너선·초대형 유조선(VLCC) 등 대형 상선이 수주의 75% 이상을 차지한다.결국 미국이 한국 조선을 겨냥한 것은 전략 산업으로서의 상징성과 협상 가치 때문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자동차 통상 협상과 MASGA 협력 협상 과정에서 활용할 ‘통상 레버리지’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향후 한미 통상 협상에서 조선 카드가 얼마나 크게 다뤄질지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의미다.미국의 조선 산업 부흥전략인 ‘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가 우선 주목된다. 미국은 동맹국 조선소의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요구했지만 투자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을 제기 해왔다. 이번 조사 역시 한미 관세 협상 이후 후속 압박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다양한 통상 이슈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며 미국 내 조선 투자 확대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이번 조사는 실제 조선 과잉생산 문제라기보다 301조 적용을 위한 명분을 만드는 성격이 강하다”며 “미국이 세부 협상에서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한 압박 카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자동차와 철강을 중심으로 한 북미 제조업 공급망 압박 전략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과 멕시코는 미국의 자동차와 철강 공급망과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두 국가의 자동차·철강·조선이 동시에 조사 대상에 오른 것은 제조업 경쟁력 회복과 공급망 재편 추진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