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CD 가동 후 국내 업계 종사자 5년 연속 감소삼성·LG 등 생산라인 잇따라 폐쇄… 투자도 중단가격 경쟁력 앞세운 '물량공세'… 업황 부진 이어져
  • ▲ 디스플레이업계 직원 수. ⓒ뉴데일리 DB
    ▲ 디스플레이업계 직원 수. ⓒ뉴데일리 DB
    중국의 LCD 양산 본격화로 예견됐었던 디스플레이업계 불황이 현실로 다가왔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공급과잉이 시작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LCD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국내 기업들의 LCD 생산라인이 잇따라 가동 중단되면서 디스플레이 종사자들도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디스플레이부품업 종사자는 총 7만2538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7만6454명 대비 5.1% 줄어든 수치다. 

    디스플레이 종사자는 2014년 9만6474명 이후 ▲2015년 9만3253명 ▲2016년 8만221명 ▲2016년 7만8208명 등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9만6474명과 비교하면 5년새 2만3936명 감소한 것이다.

    이는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직원 감소 폭이 컸던 2015년은 중국 정부가 디스플레이를 집중 육성 산업으로 꼽고 대규모 투자 지원에 나서면서 중국 패널업체들이 본격적으로 LCD 양산을 시작한 시기다.

    중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LCD의 공급과잉이 이어지면서 패널 단가 하락이 초래됐고,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국내 대표 패널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나란히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업계의 직원 수는 업황을 따라간다"며 "2014년부터 중국의 LCD 공장이 본격 가동됐고, 경쟁 심화로 국내 기업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기업들은 LCD 생산 및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에 일부 LCD 생산라인이 문을 닫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투자하는 등 사업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경북 구미에 있는 2·3·4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인 P2·P3·P4 공장을 2017~2018년에 걸쳐 폐쇄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 창사 일 최초로 LCD 생산라인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그 결과 LG디스플레이의 올 상반기 직원 수는 총 2만9147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3만3522명 대비 13.1% 감소하면서 3만명의 벽이 깨졌다. 상반기 기준 이 회사의 직원 수가 3만명을 밑돈 것은 2010년 2만7447명 이후 8년 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올 초 중국 패널업체의 CAPA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로 예상보다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플렉서블 OLED 대형 고객사의 수요 감소와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예년만 못한 실적을 쌓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직원 수도 4년 전과 비교해 약 3000명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한 달 기준 약 9만장 패널을 생산하는 충남 아산 공장 내 8.5세대 LCD 라인 일부를 중단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달에는 L8-2-1의 생산량 중 일부를 추가 감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위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며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며 "기술만이 살 길"이라고 당부했다.

    국내 양대 패널업체들은 경쟁력을 잃은 LCD에 대한 투자 대신 차세대 고부가가치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 패널에 퀀텀닷(QD)을 입힌 QD-OLED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21일 아산 캠퍼스에서 QD-OLED로의 사업 전환 방침에 대해 강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형 OLED 패널 투자의 결실을 맺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이달 말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생산라인의 준공식을 진행, 본격 양산에 나선다. 또 파주 P10 신공장을 당초 계획했던 10.5세대 LCD 대신 OLED 라인으로 선회하면서 사실상 LCD 투자를 중단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와 함께 롤러블,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세대 LCD 생산라인이 문을 닫고 투자도 주춤하면서 관련 직원들의 감소가 불가피했지만,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되면 고용도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