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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채권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으로 건설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현금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것이다.
상반기 채권시장 문을 두드린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증액 발행에 성공하는 등 발행 여건이 우호적인데다 채권시장 유동성도 풍부한 만큼 건설 회사채 발행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20일 8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다. 2년물 300억원, 3년물 500억원짜리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이 맡았다.
같은 날 한양도 회사채 발행에 뛰어든다. 2년 만기 2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 예정으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KDB산업은행이다. 만기도래 예정인 회사채 상환자금 조달 목적이다.
한양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다섯 차례 공모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지만, 이번 발행을 앞두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는 270억원 규모의 주문을 확보했다.
대림산업도 KB증권과 IBK투자증권을 주관사로 해 이달 중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다. 역시 만기도래하는 채권의 차환 목적이다.
SK건설은 다음달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라오스댐 붕괴사고 이후 첫 발행이다. 두달간 발행되는 건설채만 45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상반기 건설 회사채 발행이 대부분 우호적인 환경에서 진행된 만큼 이들의 회사채 발행도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7월 GS건설은 총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GS건설이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GS건설의 신용등급은 상반기 실적호조 등에 힘입어 'A-'에서 'A'로 상향되기도 했다. 같은 'A' 등급인 태영건설도 7월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A'등급인 롯데건설과 'A-'인 대우건설도 상반기 회사채를 찍었다. 'AA-'인 현대건설은 2월 총 3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찍어 자금을 조달했다. 'BBB'인 한신공영도 올해 총 1445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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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경기 침체에 따른 금리인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자 현금보유액을 늘리려는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A0등급 3년물 민평금리는 현재 2.111%로, 연초 2.814%에 비해 70.3bp(1bp=0.01%p) 하락했다. A0 5년물도 연초 3.317%에서 2.615%로 70.2bp로 떨어졌다.
금투협 측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 한일 무역갈등, 홍콩 시위,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하면서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의 펀더멘탈이 개선되면서 디스카운트 요인이 다소 해소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지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의 경우 경기에 민감한데다 해외사업장에 대한 위험 인식으로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그러나 최근 건설사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금리인하 기조가 짙어지면서 위험에 비해 캐리트레이드(금리 차에 따른 수익 실현) 매력이 높은 투자처로 각광받는 추세"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올 상반기 시공능력평가액 1조5000억원 이상 16개 대형건설사의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들이 지난해보다 일제히 개선됐다.
유동비율의 경우 137%로 지난해 122%에 비해 15.0%p 높아졌으며 차입금의존도(29.1%)와 부채비율(130%)은 각각 4.22%p, 14.9%p 낮아졌다.
신용평가사들도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전망 전체 16건 중 10건을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주택경기 호황과 해외사업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실적 개선과 전반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주된 이유다.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도 적지 않다.
신용평가업계 자료 집계 결과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대형건설사들의 회사채는 △삼성물산 3600억원 △대림산업 2000억원 △HDC현대산업개발 1650억원 등 999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55억원에 비해 2.59배 많은 수준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차환 목적뿐만 아니라 현금자산 보유 또는 투자 목적으로 발행을 늘리는 분위기"라며 "초저금리에 따라 유동성도 풍부해 수급환경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