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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우려 물질이 검출된 라니티딘 성분의 위장약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대체의약품들이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마케팅 경쟁에 들어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라니티딘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된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 시장에서 각각 1, 2위를 선점하던 업체들이기 때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해 대웅제약 '알비스'가 254억원, 일동제약 '큐란'이 19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의 경우 고용량인 '알비스디'의 매출액 114억원까지 더하면 총 368억원 규모다.
대웅제약의 경우 '넥시움'과 '가스모틴'으로 알비스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알비스를 처방해 온 의료기관에 자연스럽게 자사 제품으로 교체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일동제약은 동아에스티와 손잡고 '동아가스터정'의 공동 판매에 나선다. 특히 이번 계약은 라니티딘 사태 직후 맺어졌다는 점에서 일동제약의 발빠른 대응으로 분석된다.
앞서 일동제약과 동아에스티는 기능성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의 공동 판매 협업을 진행한 바 있어, 가스터의 공동 판매도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두 회사 외에도 라니티딘 대체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이번 사태를 기회로 보고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보령제약은 라푸티딘 성분의 오리지널 약물인 '스토가'의 처방 확대에 나서고 있다. 보령제약은 최근 자체 시험을 통해 스토가에서 발암 우려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미약품도 '한미파모티딘'과 '에소메졸'을 대체의약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제품은 각각 H2수용체 길항제와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로 라니티딘 대체제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타 의약품과 병용 처방시에는 한미파모티딘을, 소화기질환 치료에는 에소메졸을 추천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H2수용체 길항제와 PPI 계열 외에도 씨제이헬스케어 '케이캡'도 라니티딘 사태에서 주목받고 있다. 케이캡은 국내서 처음 발매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의 약물이다.
케이캡은 위식도역류질환과 함께 위궤양 적응증도 추가로 획득하면서 보다 폭넓은 처방이 가능해졌다.
한편, 라니티딘은 전체 소화성궤양 치료제 시장의 4분의 1 수준인 25.3%를 점유하면서 약 2600억원대의 시장규모를 형성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라니티딘이 지배해 오던 시장에 공백이 생기면서 이를 점유하기 위한 대체제 보유 제약사들이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향후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