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투자 모두 감소, 경기 침체는 여전… "수출·건설 성장 제약"중국 등 세계경제 둔화 반도체 단가 하락… 수출 11개월 연속 감소건설 투자 9개월째 하락, 온라인(5.4%) 및 카드(4.6%) 소비 증가
  • 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상황에 대해 수출과 건설투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는 다소 상황이 호전됐다고 평가하며 경기 반등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7개월간 유지해온 '한국 경제상황 부진' 판단을 삭제했다. 대신 "수출과 건설투자 감소세가 '성장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글로벌 교역 및 제조업 경기 위축 등으로 세계 경제가 동반 둔화하고 있고, 일본 수출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수출 잠정치는 467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7% 감소한 수치다.

    특히 반도체 수출 하락폭이 컸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32.1%), 석유제품(-26.2%), 석유화학(-22.6%), 일반기계(-12.1%) 등 주요 수출품목 전반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기재부는 "중국 경제의 둔화, 반도체 단가 하락 등으로 수출이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설비투자도 지난해보다 2.7% 감소했고 건설투자는 3%가 줄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인 감소세다. 기재부는 "건축 허가면적이 지난해 2분기부터 8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건설수주 및 아파트 분양물량 증가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9월 생산은 전년보다 0.5% 증가했다. 하지만 전달 보다는 0.4% 감소했다. 서비스업과 건설업 생산이 각각 -1.2%, -2.7%로 나타났지만, 광공업 생산이 2.0% 늘어나면서 전체 수치를 견인했다.

    소비 경기는 다소 활발해진 분위기다. 온라인 매출액이 5.4%, 카드 국내승인액이 4.6%씩 각각 지난해보다 올랐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이 3.7%와 3.2%씩 줄었지만,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보다 24.2% 늘어나면서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덕분에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달 전 보다 1.7p 오른 98.6을 기록했다.

    소비자 물가 지수는 보합세를 보였다. 사우디 석유시설 조기복구에 따라 석유류 가격 내림세를 보였지만, 김장철을 앞두고 농축산물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면서 전년 대비 0%로 나타났다. 하지만 석유류 및 농산물 등 공급 변동요인을 제거한 근원물가는 0.8% 올랐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경기 반등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도록 경제활력 과제를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