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계획 수립 20일 착수…차량 15편성 4500억 규모신설사업은 50% 혈세 지원…국토부내서도 의견 갈려코레일·SR 추가 구매 여력 떨어져…SR "협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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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예비타당성 조사(예타)가 면제된 5개 철도건설사업의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을 수립할 용역사 선정이 지난 15일 끝나 20일부터 기본계획 수립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평택~오송 복복선화 △충북선 고속화 △대구산업선 인입철도 △석문산단 인입철도 건설사업이다.
특히 유일한 고속철도사업인 평택~오송 복복선화는 포화상태인 선로용량을 2배로 늘리기 위한 것으로 고속철분야 최초의 복복선화 사업이다.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전라선·동해선·경전선 등 기존선 활용지역에 고속철도 운행횟수를 늘려달라는 국민의 요구가 계속 있었으나 평택~오송구간의 선로용량이 포화해 서비스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 사업이 마무리되면 고속철도 확대 공급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재정당국의 의뢰로 평택~오송 복복선화의 사업 적정성을 검토하면서 차량 구매 규모를 15편성으로 책정했다. 고속철 1편성당 구매비가 300억원쯤이므로 총 4500억원 규모다.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서울역과 수서역으로의 배분을 50대 50으로 한다고 가정하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이 각각 부담해야 할 차량 구매비는 각각 2250억원가량이다. 철도운영사로선 적잖은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레일과 SR은 평택~오송 복복선화와 별개로 기존 경부선 등에 투입하려고 각각 8편성과 14편성의 열차를 100% 자부담으로 사들일 계획이다.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고속도로에 빗대면 도로는 2차로에서 4차로로 넓어졌는데 정작 달릴 차량이 부족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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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운영과 관계자는 "신설노선의 경우 차량 구매비의 50%를 국가가 지원하지만 평택~오송 복복선화를 신설로 봐야 할지 모호하다"면서 "명확한 규정·지침이 없어 재정 당국과 협의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로에 비유하자면 기존 도로 확장을 신설로 봐야할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철도건설과는 복복선사업도 신설로 봐야 한다는 태도다. 단순히 선로용량을 확충하는 사업으로 볼게 아니라 수요에 맞게 고속철도를 추가하는 것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서고속철(SRT)을 운영하는 SR은 사정이 더 안좋다. 기타 공공기관이던 SR은 올 초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코레일과 같은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법적 지위가 재조정됐지만 국유재산법 등 관련법령 정비 미비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처지다. 상법에 근거해 주식회사로 설립되면서 공공성과 철도산업 기여도 등과 무관하게 혈세 지원이나 국유재산 무상사용 등의 혜택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SR 관계자는 "재정 지원과 관련해 아직 어떤 협의나 조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