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서울 전세가격 0.23%→0.27%로 상승학군수요 큰 강남·서초·송파구 전세가 껑충강동구 대규모 입주폭탄에도 전세금 '꿋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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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이후 '로또 분양'을 기대하는 수요자가 늘은 가운데 자사고·특목고 폐지로 학군 강세 지역 쏠림현상이 심화되며 매물 씨가 마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2일 발표한 '11월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은 0.23%에서 0.27%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국 주택 전세금은 0.14%오른데 그쳤지만 서울 지역으로만 놓고 보면 0.27%로 껑충 뛰어오른 셈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사철 등  강북과 강남 등 서울 전역에서 전셋값이 오르는 모습이다. 

    강북에서는 성동구(0.37%), 마포구(0.23%), 용산구(0.20%)의 전세금이 올랐다. 학군 수요가 큰 강남권에서는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대치·개포·역삼동을 품고 있는 강남구(0.50%)를 필두로 서초구(0.36%), 송파구(0.46%)의 전셋값이 뛰어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무더기로 쏟아낸 대책 탓에 때 아닌 전세 품귀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달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발표 이후 저렴한 가격에 새 집을 구할 수 있는 로또 청약 기대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청약 대기자들은 지금 당장 집을 구입하는 대신 전셋집에 살면서 무주택 기간을 늘려 청약 점수를 높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현재 아파트 청약시스템으로는 당해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가 1순위 우선권을 갖게 된다. 서울을 비롯한 인가분양단지의 경우 당해지역 1순위로 청약이 마감되면서 전세수요가 급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부가 정시 확대, 자사고·특목고 폐지 등 입시제도를 손대면서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정시모집이 확대되면서 8학군이 몰린 강남 지역을 찾는 부모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수능시험 이후 겨울방학을 앞둔 가운데 강남으로 학군 수요가 크게 몰리는 분위기다. 대치동 래미안팰리스 전용 84㎡는 현재 15억원대에서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불과 9월까지만 하더라도 13억원대에 거래됐지만 꾸준히 전셋값이 올랐다. 

    인근에 있는 대치SK뷰 전용 93㎡는 현재 16억5000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10월달에는 14억~15억원에 거래됐던 전세금이 한달 반만에 1억5000만원 상승한 셈이다. 

    강동구 전셋값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입주물량이 대거 몰려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전세 품귀현상이 일어난 셈이다. 

    통상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전세가격이 조정세를 거치며 전세가격지수가 소폭 내려간다. 하지만 지난달 강동구 전세가격은 현재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지난 10월 총 4932세대가 입주한 고덕그라시움 전용 84㎡은 전세가가 5억5000만원~6억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고덕동 소재 공인중개사는 "강동구는 학군이 안정된 곳이라 자녀를 둔 부모들이 전세를 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입주폭탄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오름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부동산114 관계자는 "자사고 폐지와 정시 확대 등 교육 정책이 바뀌었고 분양가 상한제 지정으로 청약 대기 수요 증가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렸다"며 "겨울방학 학군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