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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그동안 논란이 일었던 '알뜰폰 분리매각' 조건이 달리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 2014년 국내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시 각 사업자별로 1개 알뜰폰 계열사만 소유할 수 있는 '1 MNO-1 MVNO 소유' 원칙이 사실상 깨진 셈이다.
◆알뜰폰 경쟁여건 개선…'5G·LTE 도매제공 확대' 등 조건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기 위해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주식취득 인가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건에 대해 조건을 부과, 인가 및 변경승인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통신분야에 대해서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에 대한 인가 심사(법 제18조)'를 진행했다.
과기정통부는 경쟁저해 등의 정도가 인가를 불허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는 어려워 주식취득은 인가하기로 하되, 통신시장의 공정경쟁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해 인가조건을 부과하기로 했다.
특히 알뜰폰 시장의 경쟁여건을 개선하고 가계통신비 경감 정책이 지속 추진될 수 있도록 도매제공 대상 확대, 데이터 선구매 할인제공, 다회선 할인 및 결합상품 동등제공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심사과정에서 독립계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가 이통3사에 대한 도매대가 협상을 주도하고 다양한 요금제를 알뜰폰 최초로 출시, 통신사에 대한 견제기능이 축소될 것에 대해 우려가 제기됐었다.
과기정통부는 먼저 LG유플러스가 출시 또는 출시할 주요 5G·LTE 요금제(완전 무제한 요금제 제외)는 모두 도매 제공토록 했다.
LG유플러스의 5G 도매대가를 상당수준 인하(66%까지)해 알뜰폰 사업자의 중·저가(3∼4만원대) 5G요금제 출시를 지원토록 했다. 또한 다양하고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 출시를 위해 주요 LTE 요금제·종량 요금제의 도매대가를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보다 더 크게 인하(LTE 요금제의 경우 최대 4%p, 종량제의 경우 평균 3.2%)하도록 했다.
아울러 알뜰폰이 종량제 데이터를 대용량으로 사전 구매하는 경우 데이터 선구매제 할인을 도입하도록 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알뜰폰이 구매할 데이터량에 따라 최소 3.2%에서 최대 13%까지 할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역량있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신설될 할인 구간을 활용해 낮은 요금의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 상품들을 출시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에게 무선 다회선 할인과 유·무선 결합상품을 LG유플러스와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토록 했다.
이에따라 이동전화 다회선이나 인터넷·유료방송 등을 보유하지 못해 마케팅 측면에서 열위에 있던 알뜰폰 사업자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 CJ헬로의 알뜰폰 이용자를 부당한 영업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부여했다. CJ헬로 이동전화 가입자가 LG유플러스로 전환하도록 강요·유인하거나, 지원금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행위 등을 못하도록 했다.
더불어 양사가 주요 인프라를 공동 활용할 수 있으므로 통신재난관리계획을 보완해 통신망 이원화 등을 조기 구축토록 했다. 농·어촌 등 음영지역에 초고속인터넷 커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한 이행계획을 세워 2022년까지 시행하도록 했다.
◆PP ‧ 홈쇼핑PP 계약 투명성 제고, 협력업체와 상생 등의 조건부과도
방송분야의 경우 방송법에 따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및 CJ헬로하나방송 최다액출자자 등 변경에 대한 승인 심사(법 제15조의2)'를 진행했다.
심사결과 ▲이번 인수가 인터넷 기반 미디어(OTT 등)의 부상 등 글로벌 통신방송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한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와 자발적인 시장재편을 위한 노력이라는 점 ▲최다액출자자 변경으로 인한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시청자 권익보호 측면 등에서의 부정적인 영향이 승인을 불허할 정도로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최다액 출자자 변경을 승인(727.44점 획득)토록 했다.
다만 지역성 강화, 공정경쟁, 시청자 권익보호, 방송‧미디어 산업 발전, 상생협력 등을 위해 필요한 승인조건을 부과하기로 했다.
첫째로 지역성 약화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지역·직사채널 운용을 내실화하기 위한 조건을 부과했다.
지역채널 수신 가능 가입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CJ헬로는 '8VSB 기본상품(최저가상품)'에 지역채널을 포함하고,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역채널 콘텐츠를 '무료 VOD'로 제공토록 했다.
8VSB는 디지털 지상파방송에 이용되는 전송방식으로, 기존 아날로그 케이블방송가입자가 8VSB로 변경할 경우 별도의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
또한 CJ헬로 지역채널의 정체성을 확보(투자, 본방송 비율, 지역 밀착형 콘텐츠 비중 확대 등) 할 수 있도록 지역채널 투자규모, 본방송 비율, 지역보도(재난방송 포함) 등 지역채널 운영계획을 수립·이행토록 조건을 부과했다.
두 번째로 부당 영업 행위로부터 가입자 보호, 채널간 거래에 있어 공정거래질서 확립 등 공정경쟁을 위한 조건을 부과했다.
CJ헬로 가입자를 부당하게 LG유플러스로 전환시키는 행위 방지를 위해 ▲8VSB 디지털방송 상품으로의 신규 가입, 가입 전환 또는 계약 연장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연·거부·제한하거나 불리한 요금 또는 이용조건을 부과하는 행위 ▲8VSB방식 디지털방송 가입자의 QAM방식 디지털방송으로의 가입 전환 또는 케이블TV 가입자(8VSB, QAM)의 IPTV로의 가입 전환을 부당하게 강요하거나 유도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기업결합에 따른 협상력 증대로 인한 PP프로그램 사용료,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 등에 있어서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PP(홈쇼핑PP 포함)와의 대가 및 채널번호 협상시, CJ헬로와 LG유플러스는 각각 별도로 협상을 진행토록 하고 매년 PP 사용료 및 홈쇼핑 송출수수료 규모 및 증가율 공개토록 했다.
세 번째로 시청자 권익 보호 및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해 방송구역간 8VSB 상품 격차 축소, 요금 감면 ‧ 할인제 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 관련 조건을 부과했다.
현재 CJ헬로(24개 SO)는 방송구역(23개)간 8VSB 상품 격차가 큰 상황이다. 방송구역별 차이에 따른 8VSB 상품 수(종류) 및 상품별 채널 수 격차 해소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이행토록 했다.
아울러 CJ헬로와 LG유플러스는 현재 제공 중인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요금 감면과 장기약정, 결합상품 등에 대한 요금 할인 제도가 축소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마지막으로 방송·미디어 산업 생태계 발전 등을 위해 콘텐츠 투자 계획의 구체화, 다른 SO와의 협업사업 유지·발전, 협력업체와의 상생방안 마련 등을 조건으로 부여했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는 IPTV 콘텐츠와 함께 실감형·양방향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제출하고 이행하여야 한다.
향후 5년간 CJ헬로는 1조 1239억원, LG유플러스는 2조 6723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이며, 이는 과거 5년에 비해 각각 23.2%, 110.6% 증가한 금액이다.
이와함께 CJ헬로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다른 SO와의 공동·협업 사업을 유지·발전하는 방안을 수립·이행하여야 하는 한편, 협력업체와의 기존 계약을 일정기간(3년) 유지토록하고 협력업체와의 상생 방안(협력업체 종사자의 고용안정과 복지향상 방안 포함)을 마련, 이를 과기정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이행토록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사한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심사과정에서 기업들이 시장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하는 한편, 시장에서의 경쟁제한이나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이 있는지 사안별로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