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촉탁직 "정규직 8시간 근무에 절반 휴대폰 놀이" 폭로정의선 수석부회장 '품질 향상' 노력 물거품 될까 우려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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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와이파이(WI-FI, 무선인터넷) 논란이 뜨겁다. 사측이 울산공장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자 노조가 특근을 거부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일방적인 사용 제한은 단체협약 위반이라는게 노조 입장이다. 결국 현대차는 20일까지 노조와 해법을 찾기로 하며 와이파이 접속 제한을 풀었다.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느 근무지에서나 생길 수 있는 노사 갈등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사와 댓글, SNS에 떠도는 소문들을 봤을 때 가볍게 볼 만한 일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노조가 외부에서 보기에는 별스럽지 않은 와이파이 사용 제한에 목숨 걸고 덤벼드는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관행처럼 굳어진 현대차 노조의 불성실한 근무 태도가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이번 일과 연관해 현대차 품질 문제를 걸고 넘어진다. 현대차 노조가 근무시간에 휴대폰을 보는게 다반사이고, 이같은 행동은 품질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차 전 촉탁직 직원은 와이파이 논란에 일갈을 날렸다.

    그는 '현대차직원 여러분 각성합시다'란 글에서 "노동에 대한 기본 마인드가 없다"며 "정규직은 8시간 근무 중 반은 일하고 반은 휴게실에서 휴대폰으로 시간을 때운다. 특히 야간조일때 무협소설 한권을 다 읽고 온다"고 밝혔다.

    뒤이은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그가 "왜 매년 임금협상때 파업하냐"고 묻자 현대차 직원이 "언제 망할지 모르니 빼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벌어야 한다"고 대답했단 것이다.

    그러면서 "이 글을 보는 현대차 직원 여러분 죄송하다"며 모든 조합원이 그렇지 않다는걸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SNS 공간에서도 비슷한 폭로가 이어졌다.

    현대차에서 가끔 알바를 한다는 이 네티즌은 "사실 그대로 말하겠다"며 "가슴 높이 정도되는 탁자를 가져다 놓고 본인 차례가 아닐 때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장면을 많이 봤다. 제 3자 입장에서도 근무시간에 이건 아닌듯 싶었다"고 꼬집었다.

    온갖 말들이 아무 근거없이 떠도는 인터넷 공간이다 보니 이들 말을 100% 신뢰할 순 없다. 하지만 한 명이 아닌 여러 사람의 입에서 일관된 주장이 나오면 적어도 한번쯤은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

    설령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이번 논란을 지적하는 여러 네티즌의 목소리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취임한 이후 품질 향상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세단 신형 쏘나타 출시 직후 소음과 진동 등 초기 '감성품질' 문제가 제기되자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출고를 미루고 품질 개선작업을 주문한 것도 이같은 맥락과 일치한다.

    정 부회장의 노력에도 현대차는 와이파이 사태로 다시 한번 품질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신형 그랜저를 시장에 내놓고 제네시스 첫 SUV GV80 출시를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말이다.

    20일 노사 양측이 와이파이 사용 제한을 놓고 어떠한 합의점을 마련할 지는 알 수 없다.

    노조가 끝까지 와이파이 사용을 요구한다면 앞으로도 현대차는 품질 논란에서 빗겨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국내 고객들에게는 현대차 노조원들의 불성실한 근무 태도가 이미 뇌리에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번 와이파이 갈등에서 한걸음 물러나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 그것만이 지금껏 현대차를 믿고 구매한 국내 고객들에게 조금이나마 미안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