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 상반기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년여만에 '한한령(限韓令)'이 풀릴 것인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직격탄을 맞았던 크루즈(유람선) 관광업계에선 중국의 방한 단체여행 제한이 풀릴 조짐이 감지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8일 글로벌 크루즈업계 소식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서 한한령이 풀릴 것에 대비해 크루즈관광을 재개하려는 물밑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중국 현지 관료와 관광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 주석이 다음달 방한해 한한령 해금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풀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체관광 제한에 종지부를 찍는 이벤트가 있을 예정이고 (양국간에) 어느 정도 준비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인천항을 중심으로 이미 조짐이 감지된다"고 귀띔했다.
뉴데일리경제가 인천항만공사에 확인한 결과 중국 현지의 여행사가 오는 5월말쯤 크루즈 입항을 목표로 인천항부두에 9선석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여행사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인천항만공사에 크루즈 입항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르면 2월쯤 단체여행 제한이 풀릴 것으로 보고 현지 관광객 모집기간 등을 고려해 5월 입항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인천항만공사의 한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
인천항에는 지난해 4월26일 22만5000t급 크루즈를 댈수 있는 국내 최대 크루즈터미널과 부두가 문을 열었다. 해수부와 인천항만공사가 총사업비 1186억원을 들여 완공한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은 초대형 크루즈를 접안할 수 있는 부두(안벽길이 430m, 수심 12m)와 전체바닥면적 6566㎡ 규모의 2층 터미널을 갖췄다. 대형버스 156대 등 총 200여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마련했다. 해수부는 22만t급 크루즈가 인천항에 들어오면 5000여명의 관광객이 쇼핑과 항만시설 사용 등으로 항차당 2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인천항에 들어온 크루즈는 총 10항차에 불과했다. 인천항을 모항으로 출발하는 2항차와 일본, 미국, 호주 등에서 출발해 인천항에 기항한 8항차가 전부였다. 유커를 태운 중국발 크루즈는 단 1항차도 없었다.
국내 크루즈 관광객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위기를 넘긴 2016년 195만명으로 부활했다가 이듬해 사드 보복 여파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39만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실적은 약 20만명에 불과하다. -
시 주석의 방한은 기정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년사에서 "중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방한이 예정된 만큼 한중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5일 시 주석의 올 상반기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시 주석을 베이징에서 따로 만나 올해 방한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 시 주석이 올해 한국을 찾으면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중이던 2014년 7월에 이어 6년만의 국빈 방문이 된다.
한편 시 주석 방한 시점은 다소 유동적이다. 청와대는 7일 시 주석이 오는 3월 단독 일정으로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는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