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4차현대' 전용 52㎡ 2억5588만원 비싼 9억6888만원 낙찰12·16대책 이후 서울 강남아파트 고가 낙찰 잇따라동대문 상가 10차례 유찰 등 역대 최저 수준
  • ▲ 정부가 서울집값을 잡기 위해 고강도 규제책인 12·16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아파트 경매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련없음ⓒ연합뉴스
    ▲ 정부가 서울집값을 잡기 위해 고강도 규제책인 12·16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아파트 경매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련없음ⓒ연합뉴스

    정부가 서울집값을 잡기 위해 고강도 규제책인 '12·16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아파트 경매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청약가점이 낮은 실수요자들마저 경매시장에 뛰어들면서 고가 낙찰도 잇따르고 있다. 반면 상가 등 업무·상업시설은 경기침체 여파로 여전히 '찬밥' 신세다.

    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경매3계에서 진행된 서울 서초구 서초4차현대 전용 52㎡ 아파트가 감정가(7억1300만원)보다 2억5588만원 비싼 9억6888만원에 낙찰됐다.

    유찰이 한번도 되지 않은 첫 경매임에도 무려 10명이 응찰해 1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2위 응찰액은 9억3889만원, 3위 9억1500만원 등 감정가보다 2억원이 넘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낙찰 받으려 한 것이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현금을 보유해 자금 유동성이 있는 수요자들이 향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투자한 것 같다"며 "관리비 미납금, 양도소득세 등을 내고도 1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12·16 대책으로 대출이 막힌 15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도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삼풍' 전용 165㎡는 지난달 19일 감정가(25억4000만원)보다 높은 26억1626만원에 낙찰됐다. 같은날 진행된 강남구 개포동 '경남' 전용 182㎡도 첫 경매에서 감정가보다 3500만원 비싼 23억7500만원에 낙찰됐다.

    최근 진입 장벽이 높아진 서울집값과 경쟁이 치열해진 청약시장, 넘치는 유동자금 등이 정부 규제에도 경매시장을 떠받치는 모양새다.

    반면 아파트 등 주거시설은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반면 상가 등 업무·상업시설은 올해 들어서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같은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중구 을지로6가 굿모닝시티쇼핑몰내 4개 점포 경매는 무더기로 유찰됐다. 각각 감정가 4500만원으로 지난해 10월 경매시장에 처음 나왔던 이 점포들은 3차례나 유찰됐다. 같은 동네에 위치한 '밀리오레' 점포 역시 2018년 12월 2300만원에 경매 나온 후 주인을 찾지 못해 10차례나 유찰됐다.

    경기에 가장 민감한 업무·상업시설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들어서도 경기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에 투자자들은 쉽사리 업무·상업시설 입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업무·상업시설의 진행건수는 2만3000건으로 2018년(1만9254건) 대비 19.5% 증가했다. 반면 낙찰률은 23%로 2010년(22.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낙찰가율 또한 59%로 마감해 전년대비 8.6%p나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은 81.2%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특히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11월 4개월 연속 100%를 넘겨 최장 기록을 세웠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12·16 대책이 경매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으나 칼날 같은 정부의 규제를 잠시 피해갈 수 있는 하나의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며 "유튜브 등을 통해 쉽게 경매를 접할 수 있는 루트가 늘어남에 따라 청약가점이 낮은 젊은 층이 경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