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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가 이란과 미국의 갈등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유류비 증가와 항공수요 감소 등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3.09달러(4.9%) 하락한 배럴당 59.61달러에 마감됐다.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2.83달러(4.15%) 하락한 배럴당 65.44달러로 거래가 끝났다.
전날 이란이 솔레이마니의 보복으로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 중동이 전운에 휩싸이면서 국제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도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대국민 연설을 발표하면서 전면전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든 결과로 해석된다.
물론 이란의 미사일 발사 직후에는 WTI가 65달러를 넘어서는 등 급등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항공업계는 노심초사하며, 중동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항공업은 유가, 환율, 금리 등 3대 외부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3300만배럴을 항공유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영업비용의 25~27%를 차지한다. 아시아나항공도 2018년 기준으로 유류비로 1조8000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영업비용의 25~30%에 이른다.
그만큼 국제유가 변화에 민감하다.
대한항공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가 오를 경우 3300만달러(387억원)의 비용 지출이 늘어난다. 아시아나항공은 46억원의 영입이익이 감소한다.
즉, 국제유가 급등에 대한 유류비 증가가 가장 큰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때문에 이를 상쇄하기 위해 도입된 유류할증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유류할증료는 전전월부터 전월까지의 국제유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현재 1월분은 지난해 11월의 국제유가 기준으로 책정된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3300원이 적용되고 있다. 2월에는 5500원으로 오른 상태다.
특히, 이란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 급등은 불가피하게 된다. 그럴경우 3월 유류할증료는 대폭 인상될 수 밖에 없다.
국제선은 거리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상하이, 나리타 등 500~1000km 노선은 6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두바이, 아부다비 등 4000~5000km 노선은 2만7600원이다. 뉴욕이나 보스턴 같은 6500~1만km 미만 노선은 3만4800원이 1월 편도기준 유류할증료이다.
또 국제유가가 오르면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그만큼 항공권 가격이 오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관광수요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글로벌 경제 침체로 소비둔화가 이뤄지면서 항공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악영향은 FSC(대형항공사)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 LCC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편, 국내 항공사 중 중동 노선은 대한항공만 운영 중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노선에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