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이사철‧자사고 폐지‧대출규제 맞물려 우수학군 갖춘 대치동‧목동 전세값 천정부지 전문가 "강남뿐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당분간 영향"
  • "목동 학원가가 좋잖아요. 자사고도 없앤다고 하고 그러니까 전세가가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 올랐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요즘엔 매물 찾기도 어려워요."(양천구 H개업공인중개업소)

    정부의 교육제도 개편과 12·16부동산대책, 새학기 이사철이 맞물리면서 우수학군을 둔 서울 특정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3주치를 집계한 결과 12·16부동산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2월17일부터 올 1월6일까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36% 급등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3주 동안 0.57% 오르며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그중에서도 우수학군을 둔 지역 전세가격이 눈에 띄게 뛰었다. 교육제도 개편과 새학기를 앞둔 이사철 탓에 강남 대치동과 도곡동, 서초 반포동과 방배동이 강세를 보였다. 양천구는 목동과 신정동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급등했다.

    감정원에 따르면 12‧16대책 이후 3주 동안 주요학군 소재 자치구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양천구 1.62% △강남구 1.42% △서초구 0.9%로, 양천구 경우 전국 평균 상승률의 4.5배에 달했다.

    감정원은 "주요 학군지역 위주로 매물품귀 현상이 (3주째) 지속되고 있다"며 "강남구는 대치동 위주로, 서초구는 반포‧서초‧방배동 위주로, 양천구는 학군 및 방학이사철 수요가 있는 목동과 신정동 위주로 전세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3단지는 12·16대책 발표 한 달여 만에 전세가격만 억 단위로 뛰었다.

    지난해 12월7일 7억1000만원에 실거래됐던 신시가지3단지 전용 95㎡ 전세가격은 1월3일 Y공인중개사사무소에 8억6000만원으로 매물이 나왔다. 전세가격이 한달 새 무려 1억5000만원이나 급등한 셈이다.
     
    지난해 7월29일 7억원에 실거래됐던 신시가지5단지 전용 95㎡ 전세가격 역시 1월6일 현재 1억5000만원 상승한 8억5000만원(M공인중개사사무소)에 세입자를 구하고 있다.

    강남구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8일 21억원에 실거래됐던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45㎡ 전세가격은 1월9일 현재 1억원 가량 상승한 22억원(D공인중개업소)에 물건으로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주요학군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폭등한 이유로 △바뀐 입시제도 △15억원 초과 대출규제 △새학기 이사철 크게 세가지를 꼽았다. 앞서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사고·특목고를 폐지할 것이라고 공표한 바 있다.

    새학기를 맞아 강남과 목동으로 옮기려던 예비매수자들이 12·16대책 탓에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전세로 돌아서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입시제도 개편으로 가뜩이나 꿈틀대던 전세가격에 12·16대책이 불을 지핀 꼴"이라며 "특히 시세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자체가 완전히 금지되면서 우수학군으로 이사오려던 맹모들이 매매를 미루고 전세로 눌러앉아 전세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가격 급등은 강남권뿐 아니라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동안 전세시장이 출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