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행장 출근 저지 속…20일 인사 분수령경영 리스크에 인사 지체까지 '첩첩산중'자회사 CEO에 부행장 줄줄이 임기 만료노조 갈등 해결 위해 인사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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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으로 2주째 본점에 발도 들이지 못하면서 경영 리스크가 장기화하고 있다.이 여파로 통상 15일에 단행하던 상반기 정기인사까지 기약 없이 늦춰질 상황에 놓이면서 더 큰 업무공백이 우려된다.15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 부행장 16명 중 임상현 전무(수석부행장)와 배용덕·김창호·오혁수 부행장 임기가 오는 20일 만료된다. 최현숙 부행장도 2월 20일 임기가 끝난다.이에 따라 20일이 기업은행 임원 인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들 모두 임기 3년을 채웠기 때문에 더 이상 연임은 불가능하다. 통상 부행장 임기는 '2+1'을 적용한다.14일 임기가 끝난 서정학 부행장의 경우 윤 행장이 연임을 결정했다.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고자 2+1 원칙을 적용해 연임을 선택한 것이다.최석호·정재섭 부행장과 2018년 이례적인 수시 인사로 임원 자리에 올랐던 이상국 부행장은 3월 임기가 끝난다. 이들도 임기 2년을 채워 연임이 점쳐진다.자회사 CEO 인선도 지연되는 상태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 서형근 IBK시스템 대표는 이미 임기가 끝나 임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2월에는 시석중 IBK자산운용 대표 임기도 마무리된다.자회사 CEO와 달리 부행장은 임기 만료 이후 업무를 한시적으로 볼 수 없어 임원 중 재직기간이 가장 긴 조충헌 부행장이 대행 업무를 봐야하는 처지다.은행 안팎에서는 윤 행장이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요 임원들의 공백까지 겹칠 경우 더 큰 업무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다.기업은행 관계자는 "자회사 CEO 인사가 지체된 건 그동안 종종 있던 일이지만, 임직원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이 늦춰지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정부와 노조의 대립에 더해 인사까지 지연되면서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라고 전했다.기업은행은 매년 1월 중순에 모든 직원의 인사를 한 번에 정하는 상반기 원샷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작년과 재작년 모두 1월 15일자로 인사를 냈다.그러나 이번 인사는 불가피하게 이달 중순을 넘길 전망이다. 일반 직원 인사와 조직개편도 마찬가지다.윤 행장은 인사와 관련해 "임원 선임 과정의 절차적 투명성과 관련한 부분은 정부와도 상의해보겠다"라며 인사를 구상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윤 행장이 노조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내부 신임이 두터운 인물을 임원으로 선임할 것이라는 게 은행 안팎의 시각이다. 노조도 투쟁 장기화에 따른 인사지연은 부담이므로 '인사 카드'로 이견을 조율할 여지가 있다.특히 윤 행장과 임직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차기 수석부행장 자리에 누굴 앉히느냐에 따라 부행장과 자회사 CEO의 연쇄 이동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윤 행장은 지난 3일 임명된 이후 현재까지 금융연수원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업무보고를 받고 있으며, 13일에는 취임 후 처음으로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윤 행장은 노조와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적극 내비치고 있다.반면 노조는 윤 행장의 출근 저지와 관련해 조합원 토론회를 열고 투쟁 결속력을 높였다. 일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대외 신뢰도 하락과 인사 지연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으나 다수의 조합원이 "이번 기회를 계기로 경영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라고 뜻을 모았다.노조는 대화 상대를 윤 행장 개인이 아닌 당·정·청으로 설정해 소통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낙하산 인사 사태를 촉발했다고 보기 때문이다.좀처럼 사태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기업은행장 낙하산 논란을 일축했으나 노조는 즉각 반박에 나서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다만, 청와대가 기업은행 노조의 상급 단체인 금융노조에 대화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머지않은 시점에 갈등이 수습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