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회사→주식회사→유한책임회사 전환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배달의민족 인수 후 배달앱 시장 98.7% 장악 외부 감사 및 경영실적 공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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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국내 1위 배달 앱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며 국내 점유율 98%로 올라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지난해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외부 감사 및 경영실적 공시 의무를 지지 않는다. 이를 두고  독일에 위치한 글로벌 딜리버리히어로(DH) 본사의 자금 회수를 감춰 '국부유출' 논란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이어 12월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조직 변경 절차를 마무리했다. 현행법상 유한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바로 전환이 어렵자, 주식회사 전환 절차를 거친 것으로 풀이된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설립 당시부터 모회사 DH의 IR이슈로 국내에서는 별도의 재무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법 개정으로 재무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전달하는 배당의 규모를 알 수 없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는 "전체 글로벌 법인 운영 정책에 따라 적합한 형태로 기업을 운영 및 관리하고자 회사법상 법적 형태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한책임회사는 가장 최근 도입된 법인 유형으로 회사의 운영과 기관 구성 등의 자율성을 넓게 두고 벤처 기업 등 새로운 유형의 기업에 적합한 법적 형태"라며 "지속적인 경영 효율성 강화를 통해 국내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들이 법의 사각지대를 활용해 외부감사법을 피하며 법 개정의 취지였던 투명한 경영, 국내 기업과 형평성 등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 ▲ ⓒ아이지에이웍스
    ▲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배달의민족 이용자는 885만7421명으로 압도적 1위였다. 기존에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고 있던 요기요(490만3213명)와 배달통(42만7413명)이 뒤를 이었다. 이에 배민과 DH의 합병이 완료될 경우 배달 앱 시장의 98.7%를 DH가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배달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음식 서비스(완전히 조리한 음식을 온라인 결제를 통해 배달해주는 것) 거래액이 1조2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0.3%(5128억원) 늘었다. 2001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딜리버리히어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배달 시장을 독과점해 외부 감시가 필수적인데도 불구하고 경영 정보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알 수 없다"며 "순이익이 넘는 배당금을 본사로 가져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정부와 국회는 지난 2017년 유한회사도 주식회사처럼 외부감사를 받게 하는 외부감사법을 개정했다. 지난 11월 유예기간이 끝나 지난해 12월 결산법인 기준 일정 규모 이상의 유한회사는 2020년 1월1일 시작하는 사업 연도부터 외부감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유한책임회사는 포함되지 않아 외부감사를 공시할 필요가 없다. 정부는 국내 경제에 유한책임회사가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판단, 외부감사 대상에 유한회사만 추가했다. 유한책임회사는 조합과 유사한 구조로 주식회사 주주 역할을 하는 사원으로 구성돼있는 조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