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차례 경영권 시도 무위故신격호 회장 별세 후 동력 잃어롯데 임직원, 신동빈 회장 신뢰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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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국내에서 발을 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로 신동빈 롯데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진행 중인 소송 등을 중단할 것이란 관측이다.7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얻기 위한 시도를 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을, 본인의 이사 선임 안건을 수차례 내왔다.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은 뜻은 이루지 못했다. 신동빈 회장이 현지 경영진과 주주들의 변함 없는 지지를 얻고 있어 여섯번의 형제간 표 대결에서 고배를 마셨다.신동주 전 부회장이 수차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배경에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에 있다. 이 곳은 광윤사가 28.1%, 종업원지주회 27.8%, 임원지주회 6%, 신동빈 회장 4%, 신동주 전 부회장 1.6% 등이다.이 중 광윤사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분 50%+1주를 가지고 있다. 광윤사와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약 30%에 달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종업원 및 임원지주회 등의 지지를 받아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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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롯데의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지분율은 ▲신동빈 회장 11.7% ▲호텔롯데 11.1% ▲신격호 명예회장 3.1% ▲신동주 전 부회장 0.2% 등이다. 지주의 2대 주주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통해 호텔롯데의 주주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에 미치지 못한다.변수는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지분 3.1%가 고스란히 신동주 전 부회장에 상속된다면 지분율 상 역전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이 본인의 ‘지원군’이라고 주장했던 신격호 명예회장은 별도의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산이 사회환원 될 가능성도 있다. 가족 상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신 명예회장의 고향인 울산에 재단을 설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신 명예회장의 유산은 1조원대에 달한다. 롯데지주와 계열사 지분, 부동산 등이다.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입장에선 부친의 별세로 더 이상의 경영권 분쟁을 지속할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사회환원이 아닌 유산을 받더라도 형제끼리 나눠가지기 때문에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국내에서 물러날 경우 시점은 신 명예회장의 장례 절차가 끝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다른 재계 관계자는 “아직 49재와 탈상 등이 끝나지 않아 모든 과정이 종료된 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경영권 분쟁을 포기하면서 이 과정에서 나타난 ‘송사’에서도 물러날 공산이 크다. 신 전 부회장은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과 자문료 소송을 벌이고 있다. 과거 경영권 획득을 목적으로 신동빈 회장을 현재 위치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진행한 계획인 ‘프로젝트L’의 자문료 관련 소송이다.이 재판의 다음 기일은 다음달 4일이다. 49재가 끝나는 시기와 비슷하다. 법원은 지난 3일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 ’본인신문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신 전 부회장이 재판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내에서 물러났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