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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주제안 시한이 오는 14일로 다가오면서 조현아·KCGI·반도건설 등 3자연대가 조원태 회장을 대신할 전문경영인으로 누구를 제안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13일 업계와 한진그룹 등에 따르면 한진칼 정기주주총회는 3월 26일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든 3자연대의 주주제안 내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3자연대가 조원태 회장의 이사선임을 반대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한만큼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후보로 누가 추천될지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크게 5가지 유형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 출신의 전직 임원급 이상이다.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국내에서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 중에 하나를 추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해사행위를 하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을 비롯해 사모펀드 등 외부세력과 결탁했다는 오명을 쓸 수 있어 큰 부담이다.
무엇보다 전직 대한항공 임원 출신들끼리 끈끈하게 이어져 오는 인적 네트워크를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설령 제안을 받더라도 수락할 인물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국인 추천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KCGI가 초창기 JAL 사례를 들면서 대한항공도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했듯이 JAL 출신의 전직 경영인을 사내이사로 제안할 가능성도 높다. 법적으로 한진칼은 항공사가 아닌 지주사이기 때문에 외국인 등기이사가 가능하다.
다만 외국 국적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과거에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것이 문제가 돼 지금까지 진에어가 제재를 받고 있는 것들을 감안하면 여러가지 논란의 소지가 크다. 한진칼이 실질적으로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등 관료 출신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항공업 주무부처인 국토부 출신의 장관이나 차관, 항공정책실장 등이 3자연대가 내세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빠르게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추구해야하는 민간기업 수장으로 관료 출신을 앉히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의외로 금융전문가들을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이사회를 통해 밝혔듯이 송현동 호텔부지 및 왕산마리나 매각 등 호텔 및 레져사업에 대한 처분 등을 위해 구조조정 혹은 금융전문가를 추천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경우에도 과거 한진해운 사장으로 금융전문가인 김영민 사장이 오면서 해운을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결국 파산까지 이르게 된 전례가 있다. 때문에 항공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주주들의 마음을 얻기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그나마 가장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인물로는 아시아나항공 출신이 꼽힌다. 이것도 아시아나가 실적 악화와 유동성 위기로 금호 품을 떠나 HDC로 매각된다는 측면에서 부담이다.
특히 업계 2위 출신을 1위 기업에 수장으로 앉힌다는 것은 내부 반발이 클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사장에 LG전자 출신을, 현대차 사장에 쌍용차 출신을 앉힌다고 하면 내부 임직원들이 느끼는 자괴감과 사기 저하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3자연대가 주총에서 주주들의 마음을 얻을 만한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때문에 3자연대가 시한 직전까지도 주주제안을 못하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