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사업 매각 등 재무구조·지배구조 개선안으로 반격3자연대, 주주제안 고심… 혁신案 쉽지 않을 듯전문경영인·전자투표제·사외이사 확대 등 전망
  •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뉴데일리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뉴데일리

    한진칼 주주제안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조현아·KCGI·반도건설 등 3자연대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주 강력한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 개선안을 제시한터라, 3자연대가 새롭게 꺼낼 카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11일 조현아·KCGI·반도건설 등 3자연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관계자는 “현재 주주들과 주주제안 내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조만간 주주제안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파격적인 제안이 담길지는 미지수다. 

    재무구조 개선 관련 KCGI는 그동안 부실한 호텔사업 매각 등을 주장해왔다. 이를 염두한 조원태 회장은 지난 6일과 7일에 각각 대한항공, 한진칼 이사회를 통해 송현동 호텔 부지 매각을 비롯해 왕산마리나 매각,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매각 및 윌셔그랜드센터·그랜드하얏트 인천 호텔의 사업성 재검토를 결정했다.

    지배구조 관련해서도 대한항공의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한 안건을 의결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설치를 권고하고 있는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도 의결했다.

    한진칼은 이사회 규정을 개정, 대표이사가 맡도록 되어 있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했다. 이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또한 한진칼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3자연대가 조원태 회장을 압박할 카드가 마땅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예상 가능한 카드로는 이미 밝힌 전문경영인체제 및 전자투표제 도입 등이다. 이외에 사외이사 수 확대 등이 유력하다.

    우선 전문경영인체제 도입 관련해서는 조원태 회장을 비롯해 한진칼 석태수 대표이사 사장과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 사장보다 뛰어난 항공업계 전문경영인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3자연대가 어떤 인물을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워 조원태 회장의 이사선임을 반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특히 조 회장은 17년간 대한항공의 자재, 여객·화물, 경영전략·기획 등 핵심 부서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다. 지난 2017년 1월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고, 취임 이후에는 어려운 대외환경에도 불구하고 2년간 10% 매출 성장을 견인하며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 받았다. 지난해 4월에는 한진그룹 회장에 올라 원리더로서 그룹을 이끌고 있다.

    전자투표제는 KCGI가 지난해부터 소액주주 권리 보호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으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이다. 설득력 있는 주장이지만, 아직까지 조원태 회장 측에서는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주총 표대결에서 대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파격적인 주주제안은 못된다는 평가다.

    사외이사 수를 늘리자는 제안은 현실적으로는 가능하다. 한진칼 정관상으로는 이사회 구성원 수에 대한 제한이 없어 사외이사를 더 늘릴 수 있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조원태 대표이사 회장, 석태수 대표이사 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 주인기 국제회계사연맹 회장, 신성환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 등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3자연대가 추천하는 인물을 사외이사로 앉혀 이사회 등 경영활동 전반에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