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항공·올드보이 일색KCGI 거수기 전락 우려"본업 보다 자산유동화나 단기 주가상승에 매달릴 수도"
  •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 뉴데일리DB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 뉴데일리DB

    ‘반(反) 조원태 연합군’ 이 한진칼 새 이사진 후보를 제시했지만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주주연합)은 13일 항공·경제 등 각 분야 전문가 8명으로 꾸린 이사진의 참신성을 강조했지만 주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지 회의적이다.

    연합 측은 사내이사 후보로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전 SK그룹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학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 4명을 제안했다. 새 이사진 선임 여부는 다음 달 25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가려진다.

  • ▲ 주주연합 측 사내·사외이사 추천 명단 ⓒ 김수정 그래픽기자
    ▲ 주주연합 측 사내·사외이사 추천 명단 ⓒ 김수정 그래픽기자

    업계가 갸우뚱하는 것은 추천 인물의 전문성이다. 주주연합이 주장했던 ‘경영 참신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SK·삼성 출신 김신배, 배경태 후보의 경우 非전문가의 한계가 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치훈, 함철호 후보도 전문성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업계 관계자는 “함철호 후보의 경우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재직 당시 회사가 매각돼, 성공적인 경영자로 평가받긴 힘들다”면서 “대한항공 임원 출신 김치훈 후보도 업계와 학계에서 딱히 두각을 드러낸 인물이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라고 평했다.

    이어 “항공업 특성상 외국인 전문가를 들이기 어렵고, 국내 우수인력 대부분은 대한항공에 기반하고 있어 적임자를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추천 이사진이 현 대한항공 경영진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추천 이사진 경력사항도 논란 중이다. 대한항공 OB임원회 등은 김치훈 후보가 런던 지점장이 아닌 현지 공항사무소장으로 근무했으며, 활주로 청소·관리 등 항공조업이 주 업무였다고 주장한다. 함철호 후보의 경우 오래 전 업계를 떠나 경영 감각에 의문을 표한다.

    일각에서는 아예 연합 측 추천 이사진 선임 시 회사 경쟁력을 통째로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마저 나온다. 본업인 항공업 대신 자산유동화 등 단기 주가상승에 몰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추천 후보들이 본업에 대한 명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에는 사모펀드인 KCGI의 거수기로 전락해 자산유동화, 단기 주가상승에만 치중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