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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임시국회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하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케이뱅크'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커지는 등 KT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공공기관 전용회선 입찰' 담합 문제로 대주주 적격성 이슈가 도마 위에 올라 지분확대에 발목이 잡힌 상황에서, 지난달 해당 담합 건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취하하는 등 사실상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이번 임시국회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통신사들이 2015년 4월부터 2017년 6월까지 '공공분야 전용회선 사업' 입찰을 담합했다며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세종텔레콤'에 총 과징금 133억 2700만원을 부과했다. 이때 당시 KT는 담합을 주도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 때문에 KT의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성 승인 심사가 중단됐다. 금융 관련 사업에 진출할 경우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공정위에서 법적 이의를 제기하자 관련 심사가 흐지부지된 것이다.
현재 특례법에 따르면 금융 관련 법령·공정거래법 등의 위반으로 최근 5년간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다만, 이번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개정안은 현재 '금융 관련 법령·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최근 5년간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라는 조항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부분을 삭제하는게 핵심이다.
해당 조항이 삭제되면 KT는 대주주 적격성 승인 심사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
또한 KT는 지난달 조달청의 공공분야 전용회선 입찰 부정당 제재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취하면서, 조달청의 '6개월 공공입찰 제재'를 받아들였다. 사실상 해당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이번 개정안 통과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다.
조달청은 지난해 공공 전용회선 입찰 담합 건에 대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부정당 제재 6개월을 결정했다. 이후 통신사들은 서울행정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취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업계는 나홀로 소송 취하 움직임을 보인 KT가 이번 담합 건을 인정하는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개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놓고 'KT 특혜'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만장일치 표결이 관행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 통과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럼에도 성장제한 족쇄를 풀어야 글로벌 인터넷전문은행 탄생이 활성화 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어 이번 임시국회에 이목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의 카카오페이도 지난해 4월 금융위에 바로투자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그러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심사가 지연됐다.
카카오는 2016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돼 모든 계열사를 공시할 의무가 생겼으나 '엔플루토, 플러스투퍼센트, 골프와친구, 모두다, 디엠티씨' 등 5곳의 공시를 누락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2심까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달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카카오페이의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