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몽구 회장 대신할 차기 이사회 의장 주목한진, 조원태 회장 vs 조현아 경영권한화, 김동관 부사장 주력 계열사 등기이사 선임
  •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모습.ⓒ한진그룹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모습.ⓒ한진그룹

    코로나19로 대한민국 전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기업들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총 시즌이 돌아왔다. 

    2일 재계에 따르면 3월 중하순에 몰려 있는 정기주총 시즌이 다가오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을 비롯한 기업별 이슈와 향후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3월 19일 정기주총을 실시한다.

    김상현 재경본부장(전무)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과 최은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돼 있다. 김상현 전무는 임기가 만료된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이번에 새롭게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아울러 22년만에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정몽구 회장을 대신할 차기 이사회 의장이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바통을 이어 받기 보다는 이원희 사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추세가 오너 일가와 이사회 분리를 통해 투명경영과 이사회 독립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대기업 중에서 오너가 지주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곳은 LG와 GS에 불과하다. 

    또 현대차는 정관변경을 통해 각종 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의 제조 판매업이 사업목적으로 추가된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차원에서 전동화 차량 충전소 구축 등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서다. 현대차 사업 방향이 크게 바뀌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무엇보다 올해 주총 시즌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한진그룹이다. 조현아·KCGI·반도건설 등 3자연합과 조원태 회장 간의 경영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서다. 오는 25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회장의 재선임 여부와 이석우 사외이사를 대신할 새로운 사외이사 신규 선임이 관건이다.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우호세력 측이 총 36.48%를 확보하고 있다. 反조원태 세력 측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KCGI 17.29%, 반도건설 8.20% 등 총 31.98%를 갖고 있다. 양측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표대결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그룹 지주사로, 자칫 그룹 전체 경영권이 조현아 측 세력에 넘어갈 수도 있어 항공업계를 비롯한 재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주총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상호간의 날선 비판과 법적 조치 등이 이어지면서 가장 핫한 주총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한화그룹도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주)한화 및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이 한화솔루션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김동관 부사장이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선임, 책임경영에 나선다. 특히 김 부사장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그만큼 경영권 승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화솔루션은 오는 24일 정기주총에서 김동관 부사장을 비롯해 김창범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를 결정한다.

    효성그룹도 조현준 회장이 지주사인 (주)효성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재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여연대 등 일각에서는 송사를 이유로 국민연금을 압박하며 조 회장의 연임을 막기 위한 주주제안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횡령·배임 소송 등은 아직 항소심이 진행 중으로 이번 주총에서 큰 변수가 될 수 없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현대중공업도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가삼현 사장이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다. 조영철 사내이사가 사임하고 가삼현 사장이 등기이사로 투입될 만큼 현재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 결합 심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조선해양 설립 이후 처음으로 울산이 아닌 서울에서 정기주총이 개최되는 것도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