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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수장들의 선임을 잇따라 확정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사태에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대형악재가 연이어 터진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메리츠증권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정기 주총이 열리고 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대표이사의 자리 변화가 잇따른다.우선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이사로 이영창 전 대우증권 부사장을 선임한다. 앞서 김병철 대표는 잇딴 금융상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바 있다.
이영창 신임 대표이사 후보는 1961년생으로 영훈고,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와 1990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20년 넘게 대우증권에 근무한 대우맨으로, 딜링룸과 자기자본투자(PI)부, 경영지원본부, 리테일사업부장, 홀세일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증권사 업무를 두루 파악한 인물로 꼽힌다. 이 후보는 대우증권에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면돌파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어 고객관리와 조직관리 모두에서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불안과 잇따른 펀드 환매중단사태로 신한금융투자가 최악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등판하는 만큼 이영창 신임 대표이사의 후보의 어깨가 무겁다.
IBK투자증권도 오는 27일 정기주총을 통해 서병기 신영증권 부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서병기 신임 대표이사 후보는 196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외환은행에 입사했다. 2004년부터 신영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리스크 관리와 파생상품인가 태스크포스(TF)를 맡았던 그는 2005년 한국투자공사(KIC) 초기멤버로 스카우트됐다. 2008년 신영증권으로 복귀한 이후 리스크관리본부장, 자산운용본부장, 자산관리(WM)부문장을 거쳐 2018년부터 IB총괄 부사장을 지내왔다.
IBK투자증권은 서병기 후보의 기업금융 분야의 전문성과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서 정책금융에 대한 사명감을 중요하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IBK투자증권이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IB부문과 캐피탈마켓 부문의 성장 역시 과제로 꼽힌다.
대신증권도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마쳤다. 대신증권은 지난 20일 정기 주총을 통해 오익근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지난 12월 나재철 전 대표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오 대표이사는 그간 직무대행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오 대표이사는 지난해 증권사들이 최대 실적을 이룬 가운데에서도 부진했던 대신증권의 역성장 실적을 끌어올리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로 추락한 고객들의 신뢰를 되살리는 것도 주요 과제다.
교보증권은 25일 주총에서 12년간 교보증권을 이끌어온 김해준 대표와 더불어 박봉권 신임 대표를 선임, 각자 대표체제를 본격화한다. 교보증권은 2008년 김해준 대표이사 선임된 후 줄곧 단독 대표체제를 유지해왔다. 박 신임 대표는 자산관리(WM) 부문 전문가로, 김 대표는 투자은행(IB) 부문 전문가로서 경영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대로 유안타증권은 궈밍쩡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한다. 유안타증권은 오는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기존 서명석·궈밍쩡 각자 대표 체제를 궈밍쩡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할 예정이다. 궈밍쩡 대표는 범중화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특화 1위 증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되는 만큼 빠른 의사결정도 기대된다.
이밖에 현대차증권도 지난 19일 주총에서 최병철 전 현대차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병철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해 현대차증권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이끌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최병철 신임 대표는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한 새로운 도약'이라는 경영방침을 내걸고 이를 위한 ▲상품·서비스 개선을 통한 고객신뢰도 제고 ▲수익원 다변화와 사업성 강화 ▲불확실성 대비 리스크관리 강화 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