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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리테일 부문이 유일한 희망으로 거론된다.
수년간 새로운 먹거리로 키웠던 IB 부문이 오히려 실적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늘어난 주식 거래량이 실적 버팀목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48.7% 증가한 수준으로 통상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수익을 내는 기준 거래대금이 하루 10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분기 평균 거래대금은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에 큰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는 평가다.
1분기에 이어 4월들어서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22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2분기에는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코로나19발 악재가 증시는 물론 증권사들의 주 수익원인 IB, S&T, PI(자기자본 투자)에 큰 타격을 입혔고, 증권사들은 당장 유동성 위기까지 엄습한 상황이다.
반면 폭락장세에 저가매수를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줄을 이으면서 주식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거래 대기자금이 늘고,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신용대출을 받은 자금인 신용공여 융자잔고도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은 리테일로 눈을 돌리며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열기는 증권업계에서 다시 리테일 부문이 효자노릇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규모를 불문하고 대다수 증권사들이 IB 부문에 집중한 사업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가 당분간 업계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큰 위기지만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리테일부문 강화가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브로커리지는 물론 이와 연계되는 WM(자산관리)부문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증권사가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주요 증권사 6곳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10일 현재 6389억원으로 1개월 전(1조593억원) 대비 39.69% 급감했다.
주요 증권사들의 IB 실적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IB 부문은 브로커리지나 트레이딩과 달리 증시의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증권사들의 실적 효자 노릇을 해왔다.
반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IB 관련 영업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해당 부문 비중이 큰 대형 증권사들은 그만큼 실적에 타격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