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분기 증감액보다 확대…4분기보다는 축소주담대 5분기 연속 증가세에 전체 가계대출 확대소비 위축에 판매신용 -6조…역대 최대 감소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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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가계 빚이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16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올해 1분기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그러나 은행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부채의 절대 수준이 여전히 높은 점은 불안 요인이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가계부채 잔액은 1611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조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지난해 4분기(27조7000억원)보다 축소됐지만, 지난해 1분기(3조2000억원)와 비교하면 확대됐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로 보면 올해 1분기는 4.6%로, 지난해 1분기부터 4%대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인 가계대출 잔액은 1521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23조1000억원) 증감 폭보다 줄었으나 1·2·3분기보다는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지난해 50~60조원대에 머물렀던 증감액이 올해 1분기 70조원으로 뛰었다. 이는 2018년 4분기(76조8000억원)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지난해부터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4분기 12조6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15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2017년 3분기(15조9000억원)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주택 매매와 전세거래 증가로 증가 폭이 확대된 탓이다.

    반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1분기 1조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계절적 요인과 증권회사의 신용융자 감소로 지난해 4분기(10조5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12조9000억원 증가했으나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2조3000억원 감소했다. 주담대 감소 폭이 확대되고 기타대출도 증가 폭이 축소되며 1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6조6000억원 늘었다. 기타대출의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론 양수액 증가로 주담대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던 가계 빚은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의 영향으로 2016년부터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분기마다 역대 최대 규모를 찍고 있고, 빚 수준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한편, 1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89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조1000억원 감소했다. 판매신용에는 결제 전 카드사용금액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꺾이면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그만큼 갚아야 할 카드 대금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