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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은행권 대면거래 수요가 줄어 영업환경이 언택트(비대면) 시대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고위험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논란까지 겹치면서 은행 PB센터 등 대면영업에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은행권 WM(자산관리) 부문의 대면고객 이탈이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들의 수익증권 판매 수수료와 신탁보수는 지난해 4분기 대비 거의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기업은행의 지난해 4분기 수익증권(펀드) 판매 수수료는 1140억원으로 올해 1분기와 동일했다.
지주별로 보면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펀드판매 수수료가 같았고, 같은 기간 우리금융은 10억원이, KB금융은 50억원이 증가했다. 신한금융만 같은 기간 60억원 감소했다.
신탁보수 역시 소폭 감소에 그쳤다. 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기업은행의 올해 1분기 신탁보수는 356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보다 4.8%(180억원)줄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말 투자자보호를 위한 고위험 금융상품 규제 강화와 은행의 고위험 사모펀드 판매 제한 등 은행 영업 위축으로 관련 수익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은행들의 수익증권 판매 수수료와 신탁보수가 전년 말 대비 큰 차이가 없었다”며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지난해 은행권의 수익증권 판매수수료가 6000억원 정도를 기록했고, 신탁보수도 은행과 증권을 합해 약 1조2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펀드판매수수료와 신탁 보수 등이 은행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사모펀드 불완전판매가 오히려 대면채널의 중요성을 부각했다는 역설적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투자가 밝힌 은행 업무별 고객 선호채널을 보면 잔액확인과 이체-지로업무, 행정업무는 고객절반 이상이 인터넷을 통해 이용하는 것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문이나, 예금개설, 금융상품 가입 등은 고객 절반 이상이 지점방문이용을 원했다.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금융상품을 자세한 설명 없이 온라인 클릭 몇 번으로 상품을 이해했다며 가입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 연구원은 “고액자산가일수록 관계영업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액자산가들은 단순히 상품에 대한 설명과 지식뿐 아니라 차별화된 전담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자부심과 대면접촉을 통한 담당 PB들의 인상과 언행 등을 통해 상호 신뢰감을 형성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