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인수' 제주항공 중심 변화 바람서비스·사업 규모 따라 LCC 세분화플레이어 7곳→3~4곳 줄어들 듯
  • ▲ 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공항 ⓒ 연합뉴스
    ▲ 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공항 ⓒ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중심의 변화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LCC 재편 포인트를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 번째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슈퍼 LCC’ 제주항공 중심의 변화다. 두 번째는 아시아나 계열 LCC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향방이다. 세 번째는 하위권 LCC 소멸로 인한 항공사 수 감소다.

    1위 LCC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 후 제주항공은 10대의 항공기를 추가 확보해 총 57대를 운항하게 된다. 이스타 직원 1000여 명도 회사로 흡수될 전망이다.

    인수 후에는 각종 지표에서 2위 업체와의 격차가 커진다. 중장거리 노선 취항, 신규 기재 도입, 브랜드 고급화 전략 등 그간의 장기 목표도 실행에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제주항공을 중심으로 ‘MGC(미드 그레이드 캐리어)’와 같은 새 용어가 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FSC(대형항공사)와 LCC 사이의 중견 항공사를 뜻하는 말이다. FSC, LCC로 나눴던 국내 항공시장이 회사 규모, 서비스 차별화에 따라 세분화된다는 의미다.

    2위 진에어는 코로나19 이후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대한항공 자매사인 진에어는 타 LCC와 비교해 기초체력이 좋은 편이다. 현재는 실적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시장 회복 후에는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3위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지속 기간이 관건이다. 올 하반기 중 모든 상황이 종료된다면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내년 이후에도 여파가 계속될 경우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고정비를 충당하고 있는 현금이 바닥나는 것에 대한 우려다.

    ◇ 에어부산·서울의 운명은… ‘아시아나’ 매각이 변수

    아시아나 계열 LCC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아시아나 매각 성사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정상적으로 딜을 마무리할 경우 당장엔 큰 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이후에는 분리 매각 가능성이 크다.

    HDC가 거래를 포기한다면 상황이 크게 어려워진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 주도의 재매각이 예상되지만 새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적다. 최악의 경우 산은 등이 지분을 가져 아시아나가 국유화될 가능성도 있다. 국유화 시에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외부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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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에어부산

    ◇ “사업 접고, 흡수되고”… 주요 LCC 7→3~4곳으로 축소

    일부 하위권 LCC는 사업 철수가 전망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다.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신규 업체는 더욱더 그렇다. 현재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은 사업 계획과 출범을 늦춘 상태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이후 7곳의 국적 LCC가 3~4곳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소규모 업체의 사업 철수, 업체 간 합종연횡 등이 예상된다.

    학계에서는 공급과잉, 과열경쟁 등 LCC 업계의 고질적 어려움이 자연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학자는 한국의 적정 LCC 수를 약 3.5곳으로 판단한다. 경제수준, OECD 국가 평균 LCC수 등을 고려한 집계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LCC 시장은 제주항공, 대한항공·아시아나 계열 LCC 등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다만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향후 HDC와의 거래 성사가 큰 변수”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위권 업체와 사업을 준비 중인 신생업체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최후에는 3~4곳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항공업은 90년 말 IMF 이후 금융업 재편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