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제주항공 外 2~3곳 가닥産銀 "HDC 인수 의지 분명히하라" 최후통첩신생 LCC 합종연횡 불가피… "공급과잉 부메랑"
  • ▲ 항공기 방역작업 자료사진(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대한항공
    ▲ 항공기 방역작업 자료사진(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대한항공

    항공업계 전반에 큰 변화가 밀려오고 있다.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구분 없는 타격이다.

    업계는 대한항공을 원톱으로 2~3곳의 LCC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점친다. 아시아나의 운명은 HDC의 선택에 따라 유동적이다.

    대한항공은 자구노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원톱’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기안기금 1호 수혜자가 유력하다. 이르면 이번 주 드러난다.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와 별도로 하반기에도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전망으로 추가 1조 규모가 점쳐진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성사 여부가 관건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인 HDC는 딜 마무리를 망설이고 있다. 거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자 정부는 1조7000억원의 경영 지원금과 기안기금 심사를 보류했다.

    아시아나 채권단인 산은은 지난달 말 HDC 측에 “거래 시한인 이달 27일까지 인수 의사를 분명히 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양측의 거래가 불투명해졌다는 해석이 많다.

    딜이 깨질 경우  좌초 시 아시아나의 사업 경쟁력은 급히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주도의 재매각이 예상되지만 새 인수자를 찾긴 어려운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산은이 지분을 소유하는 국유화 가능성도 있다.

    ◇ ‘슈퍼 LCC’의 탄생… 저비용항공사 2~3곳만 생존

    전문가들은 LCC 재편 포인트를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 번째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슈퍼 LCC’ 제주항공 중심의 변화다. 두 번째는 아시아나 계열 LCC 에어부산·서울의 향방이다. 세 번째는 하위권 LCC의 소멸이다.

    1위 LCC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 후 제주항공은 10대의 항공기와 1000명 안팎의 직원을 흡수하게 된다. 보유 항공기는 57대로, 직원 수도 4000명 대로 늘어난다.

    인수 후에는 2위 업체와의 격차가 커진다. 중장거리 노선 취항, 신규기 도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제주항공을 중심으로 LCC 시장이 세분화 될 것으로 내다본다.

    LCC로 묶어 분류하던 그간과 달리 회사 규모, 서비스에 따라 구분이 다양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제주항공을 중심으로 ‘MGC(미드 그레이드 캐리어)’ 등의 새 용어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FSC와 LCC 사이 중견 항공사를 뜻하는 용어다.

  • ▲ ⓒ 제주항공
    ▲ ⓒ 제주항공

    2위 진에어는 코로나19 이후 꾸준한 성장이 전망된다. 대한항공 자매사인 진에어는 타사와 비교해 기초체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3위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지속 기간이 변수다. 내년까지 여파가 이어질 경우 고정비 등으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아시아나 계열 LCC 에어부산·서울은 아시아나 매각 성사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HDC가 정상적으로 딜을 마무리할 경우 당장엔 큰 탈이 없다. 거래 포기 시에는 당장 사업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짙다.

    출범을 앞둔 신생 항공사의 도산 우려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미 다수 업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사업 계획도 잠정 연기한 상황이다. 신규 업체인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은 현재 주요 계획과 출범을 미뤄둔 상태다.

    ◇ 외풍에 흔들리는 항공업… “공급과잉으로 예견된 수순”

    전문가는 업계 구조조정이 예견된 수순이라고 평가한다. 공급과잉, 과열경쟁 등의 고질적 문제가 곪아 터졌다는 분석이다. 일부 항공학자는 한국의 적정 FSC 1곳, LCC는 약 3.5곳으로 판단한다. 국가 경제 수준과 OECD 평균 항공사 수를 고려한 집계다.

    황용식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간 국내 항공업계는 시장 규모, 이용자 수에 비해 과도하게 포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공급과잉의 수순은 구조조정이다. 포화된 시장은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리스크에 더 큰 타격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급과 수요를 맞추지 못한 상황에서 1차 보이콧 재팬, 2차 코로나19가 찾아와 외항사보다 더욱 큰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시장 펀더멘탈이 손상된 만큼 이후 업계 구조조정과 도산, 합종연횡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