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 공정 개발 완료 ...화웨이 잃고 '미세공정 공들이기' 나서뒤쫓는 삼성...업계 최초 3나노 기술 개발 성공 후 양산 준비 잰걸음파운드리 투자 '쩐의 전쟁'...치열한 1위 다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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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화웨이 견제로 중간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대만 TSMC가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파운드리에 조단위 투자를 결정하며 TSMC에 거센 추격을 예고했다. 미중(美中) 무역분쟁 2차전이 반도체업계로 불똥이 튀면서 톱티어 업체 간 기술 우위를 점하기 위한 투자 경쟁에도 불이 붙은 모습이다.

    12일 관련업계와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대만의 파운드리업체 TSMC는 현재 5나노 공정으로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는 동시에 3나노 공정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내년 시험 생산을 거쳐 2022년 하반기부터는 양산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TSMC는 이번 기술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속도를 냈다. 연간 설비투자에만 17조 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했던 TSMC는 이번 3나노급 반도체 생산라인에 총 28조 원 가량의 쏟아부었고 이 외에도 올해 20조 원 가까운 거금을 설비투자에 쓰며 전열을 가다듬을 계획을 밝혔다. 신규 생산라인을 위한 인력도 4000명 넘게 이뤄질 예정이다.

    TSMC가 기존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오며 시장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올들어는 이 같은 1위 굳히기 행보에 더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앞서 7나노나 5나노 공정기술에서도 TSMC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반박자씩 앞서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을 시작한 바 있는데 3나노 신기술에 대해선 유독 더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으로 TSMC에 불똥이 튄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더 크게 맞붙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화웨이가 집중 타깃이 되면서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던 TSMC에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하반기부터 미국의 제재로 연간 매출의 14%를 차지하는 주요 고객 화웨이의 칩 위탁 생산을 맡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더인 TSMC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최악의 상황에 이미 대비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고객사 화웨이 물량을 잃게 된 상황 속에 대안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 대안 중 하나가 3나노 미세공정을 가장 먼저 완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로의 납품길이 막혀 주춤하는 사이 2위인 삼성전자가 빠르게 치고 오르고 있다는 점도 TSMC로선 큰 자극일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도 최근 '시스템 반도체2030' 비전을 발표하며 100조 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고 이 중 파운드리 분야에만 수십조의 재원을 투입해 TSMC를 넘어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세공정 개발에서도 삼성이 일취월장하고 있어 위협요인이다. 올 하반기 5나노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하는 동시에 3나노 공정개발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실행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해 1위 TSMC를 크게 도발했고 이에 자극받아 3나노 양산을 서두르는 것이라는 의견에도 무게가 실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2차전이 터지면서 반도체업계는 오히려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올 하반기부터 미세공정 개발과 양산을 위한 파운드리업계 톱2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게 되면 그야말로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부회장 등 의사결정권자들이 사법 리스크에 휘둘리고 있는 삼성이 경영 위기임을 주장하는 것도 이 같은 문제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반도체업계에 대규모 투자가 시시각각 이뤄지는 '쩐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파운드리 분야 불확실성이 더 높아진 와중이라 오히려 기술개발에 집중해 우위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며 "내년 이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자본 경쟁이 결국 승부수를 가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