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유동성 커지며 거래대금 급증…이달 데드라인 유예해 오는 12월까지 추진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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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대체거래소 추진이 동학개미운동의 여파로 탄력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투자협회는 이달 말까지였던 다자간 매매 체결회사(대체거래소·ATS) 추진 여부 결정을 오는 12월까지 유예하기로 데드라인을 연장했다.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했던 금투협의 대체거래소 추진은 연말연초까지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였다.

    대체거래소 추진 과정에서의 비용부담은 물론 이후 얻을 수 있는 실효성에 대한 판단에서 증권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협회장이 교체되면서 그간 사실상 내부 추진 동력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설립검토위원회 사무국에 파견됐던 6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상근 근무인력들은 반년 만인 지난 12월부터 비상근 운영 형태로 전환됐다.

    상근협회 내 태스크포스(TF)로 운영해온 준비반을 지난해 5월 사무국으로 격상한 이후 6개 증권사 사장단으로 구성한 설립검토위원회를 구성해 각사 증권사 상근직원을 파견해 운영해왔다.

    최근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 금투협은 지지부진했던 대체거래소 관련 회의를 지난 19일 개최, 사업 추진 여부 결정 기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원래대로면 이달 내 대체거래소 설립 여부를 마무리지었어야 한다.

    달라진 분위기에는 최근 증시를 이끌고 있는 '동학개미운동'이 영향을 줬다는 전언이다. 증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그동안 위축됐던 대체거래소 추진을 이끌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코로나19발 폭락장 이후 등장한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수 열풍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거래급증세를 이끌고 있다. 올해 1월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18813억원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지난 3월부터 매달 일평균 거래대금이 18조~24조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올해 거래수수료 수익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시장수수료 수입은 2018년 3463억원, 지난해 3176억원을 기록했다. 동학개미운동 여파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거래소 내부적으로는 올해 관련 수입이 1000억원 안팎의 증가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간 대체거래소 설립 추진과 관련해 국내 증시의 거래규모 등을 감안할 때 설립 실익이 크지 않고 소모적 경쟁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특히 대체거래소가 설립되면 거래소 수익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거래소 지위 위축을 우려해 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부산지역의 반발이 거셌다. 지난해 김정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금융위원회 자료를 분석해 내놓은 결과를 보면 대체거래소 설립 시 거래소 수수료 수익은 370억원가량 줄었다.

    향후 금투협은 금융위원회와 국회 자본시장특별위원회, 거래소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1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실무적으로 검토할 부분은 다 완료한 상태이지만 총선 등 여러가지 정치 일정으로 그동안은 추진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 분위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무턱대고 결정할 순 없다. 금융위, 국회, 거래소와의 협의 3박자가 다 맞아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은 심각하게 보고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면서 "대체거래소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고 해도 결국 거래소 파이와 일정 부분 중첩될수 밖에 없다. 부산지역 반발도 쉽게 해소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체거래소는 한국거래소와 별도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시장으로, 주식 거래만 가능하고 거래소의 상장·시장 감시 기능은 수행하지 않는다. 대체거래소 설립은 지난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로 가능해졌다. 투자자의 주문을 받은 증권사는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 중 유리한 곳을 선택해 거래를 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