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전원회의…박준식 위원장, 최초 제시안 요구경영계 "인상은 사치"…-4%대·-2%대 인하안 분분노동계 "국민 눈높이 고려"…1만원 상징성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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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대표자회의의 잠정 합의안을 염두에 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노사는 1일 최초 요구안 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들어간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논의를 이어갔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지난달 25일 2차 전원회의 때 "다음 전원회의(29일)에 최초 요구안을 내달라"고 요청했으나 노사는 최초안을 내지 않았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이었던 29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열려 막판 대타협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노사가 던질 최저임금 요구안이 합의안 도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노사 양측은 이날 4차 전원회의에서 최초 요구안을 내고 근거를 설명한다. 최저임금은 노사를 대변하는 근로자·사용자위원이 요구안을 내고 차이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지난 3차 회의 때까지 노동계는 양대 노총이 단일 요구안을 만들었다. 정문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노동계 단일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과 삭감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계 한 관계자는 "사용자위원 간 의견이 분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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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의 한 전직 고위관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대 인하안을 내놓기보다 -2%대 후반을 제시하고 조금씩 동결을 원하는 쪽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노동분야 전문가는 "정해진 공식은 아니어도 요구안을 제시한 근거는 있어야 하므로 인용할 무언가가 필요하다"면서 "지난달 24일 국제통화기금(IMF)이 6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경영계가) 이를 참고해 -2%대 후반에서 최초 요구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경영계 한 관계자는 "국제기구 등에서 발표하는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참작해 그 언저리에서 (요구안) 수준을 정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경영계가 고민 끝에 꺼낸 첫 패는 IMF 경제성장률과 같은 -2.1%였다. 이는 올해보다 180원쯤이 내린 8410원이다.
경영계로선 삭감안이 동결 내지 최소한의 인상으로 가기 위한 첫 단추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30% 이상 급증한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문 닫을 위기로 내몰리고 있어서다. 오세희 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 회장은 "(현 시국은) 최저임금 인상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사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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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해 노동계 공동 인상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제시안이 지급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요구안이라는 비판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경영계 일각에선 노동계가 9500~9900원선에서 최초 요구안을 내놓을 거로 전망한다.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애초 올해가 목표였던 1만원의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를 고려해 9000원대 후반을 협상의 시발점으로 잡을 거라는 의견이 적잖다. 내년에 최저임금 1만원이 되려면 올해보다 16.4% 올라야 한다. 2017년 최저임금 포비아(공포증)를 야기했던 인상률과 같다. 경영계 한 관계자는 "노동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동자를 우선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요구안을) 제시해야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동계가 꺼낸 최초안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1만원이다. 수정 요구안을 거쳐 접점을 찾는 과정에서 금액이 내려갈 수 있지만, '1만원'이 갖는 상징성을 포기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