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급한 불 껐다"박정원 회장 약속한 '1조', 한 달만에 지켜 3조 목표에 따른 유증과 다른 계열사 매각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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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정원 회장이 2조 재원 마련을 약속한 지 한달 만에 두 건의 매각에 성공하면서다.

    이제 관심은 3호 매각 건에 집중된다. 오래전부터 매각이 유력했던 두산타워가 그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두산은 두산솔루스 매각과 관련해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7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단, 매각 가격이나 조건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업계는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 가치를 7000억~1조원 정도로 추정한다. 두산솔루스는 ㈜두산 17%,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44% 등 그룹이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달 29일 두산중공업의 클럽모우CC 또한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매각 가격은 1800억원 정도다.

    이로써 두산그룹은 6~7월에 거쳐 한달 만에 약 1조원 가량의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박정원 회장이 지난달 11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연내 1조 자산 매각 약속한 뒤 바로 거둔 성과라 더 긍정적이다.

    당시 박 회장은 "두산중공업은 3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경영정상화 및 사업구조 개편 방향에 맞춰 자산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 매각이 신속하게 진행되면서 당장 그룹 유동성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박 회장이 약속한 1조원의 유상증자까지 더해지면, 최소 2조원 이상의 자금은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두산그룹 자구안 3호 매각 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과 협상 중인 두산타워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산타워의 매각 가격은 약 6000~8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두산은 지난 2018년 두산타워를 담보로 약 4000억원의 자금을 빌려쓴 바 있다. 따라서 실제 수중에 쥐는 자금은 20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구안이 순항하며 일각에선 두산인프라코어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단 전망도 제기된다.

    두산그룹이 팔려고 내놓은 자산이 인프라코어 외에 두산메카텍, 모트롤BG 사업부, 두산건설, 네오플렉스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매각한다면 당초 약속했던 3조원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솔루스 매각에 성공하며 당장 급한 불은 끄게 됐다"며 "인프라코어는 솔루스 매각이 난항을 겪을 때 꺼낼 수 있는 카드였다. 분위기가 바뀐 현재로선 팔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