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간총이익 내 이자이익 비중 93%…14년만 최대
  • ▲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이자로 번 돈이 34조원을 넘어선 것을 나타났다. 금리 상승기에 기업 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따르면 은행의 지난해 이자 순이익은 모두 3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0년 이후 금리 상승기 가운데 최대 기록이다.

    총이익(이자이익 + 비이자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93.0%로 2010년 이후 장기 평균치인 87.8%를 크게 웃돌았다.

    과거 금리 상승기와 비교했을 때 이번 금리 상승기에 은행의 이자이익이 호조를 나타낸 배경으로는 기업 대출 증가가 꼽힌다. 지난 2021년 금리 상승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일반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52조5000억원 늘어난 반면 가계대출은 2조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영업자금 수요가 늘고, 고금리로 채권시장이 위축되면서 은행 대출 수요가 불어났기 때문"이라며 "기업 대출의 위험조정수익률(이자 이익률에서 대손율을 뺀 값)도 2022년 이후 가계대출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은행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금리 상승기에 기준금리가 큰 폭(+3.00%포인트) 뛰어 예대 금리차(+0.38%포인트)가 커진 점도 은행 이익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한은은 금리 상승기에 확대된 기업 대출이 금리 하락기에는 대손비용 확대 등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향후 취약 부문에서 발생하는 대손비용 및 예대금리차 축소 정도가 은행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함으로써 미래 부실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기간별 수익구조를 평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실물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기업 대출 취급 확대는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산업별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