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뒤늦게 신고한 계열사 5곳… 4~5촌 개인 회사직원 50명도 안 되는 중소기업… 매출 의존도 5.7~93%까지연간 일감 몰아주기로 십수억 벌어도 증여세 1억원도 못미쳐
  • 주류기업 하이트진로가 친인척 계열사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앞두게 되면서 해당 친인척 계열사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친척이 운영하는 기업들이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로 지난해 편입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이들은 모두 박 회장의 4~5촌 친척이 운영하는 기업이다. 

    이들 친인척 기업은 모두 중소기업인 탓에 계열사로 등록된 이후에도 일감몰아주기에 별 다른 과세를 받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미신고 계열사는 대우패키지, 대우화학, 대우컴바인, 송정, 연암 등 총 5곳이다. 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지난해 5월 처음으로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로 등록됐다. 

    주목할 점은 이들 대부분이 하이트진로 제품 생산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계열사는 박 회장의 사촌인 이상진 대표, 이은호 대표, 이동준 대표를 필두로 한 대우패키지, 대우컴바인 등 3개 기업과 박 회장의 형 박문효 하이트진로산업 회장의 두 아들이 보유한 송정·연암 2곳이다. 

    이중 플라스틱 PET용기를 제조하는 대우컴바인은 지난해 매출 155억원 중 93.0%를 하이트, 하이트음료 등의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포장용 플라스틱제품 제조업체인 대우화학도 지난해 매출 303억원의 87.0%를 계열사로부터 얻었다. 매출 대부분이 하이트진로그룹으로부터 발생한 것이다. 대우패키지의 지난해 매출은 85억원으로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 의존도는 23.0%다. 

    인쇄업체 연암도 지난해 매출 212억원 중 25.0%가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종이상자 도매사업자 송정의 경우 지난해 매출 83억원 중 형제기업인 연암과의 거래 5억원을 제외하면 하이트진로와의 거래가 없었던 유일한 계열사다. 
  • 이들은 모두 직원 수가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40여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매년 수익을 꾸준히 내는 중이지만 이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과세’에는 별다른 부담을 받지 않는다. 중소기업의 과세기준이 계열사 매출비중 50% 이상일 경우에 그치기 때문이다.

    실제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해당되는 곳은 대우컴바인과 대우화학 2곳뿐이다. 이마저도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증여의제이익은 5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추정돼 실질 증여세는 각사 기준 1억원을 하회할 전망이다. 십수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친인척 기업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세금으로는 미미한 수준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과세 혜택을 톡톡히 이용하는 셈이다. 

    심지어 공정위가 이번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공정거래법위반 판단을 내리더라도 이들 회사의 부담은 없을 전망이다. 부당지원에 대한 제재 대상은 하이트진로그룹 및 박 회장이 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공정위는 친인척 회사라는 이유로 합리적인 가격 비교나 고려 없이 거래했다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판단한다. 

    물론 하이트진로가 이같은 부담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 친인척에 대한 거래를 지속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박 회장의 장남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은 자신이 대주주인 계열사에 통행세를 받는 등 일감을 몰아줬다는 이유로 공정위에 고발된 이후 지난 5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상당한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아직 결론을 낸 것이 아니다”라며 “해당 계열사와는 전혀 교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