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사장, 中 광저우 방문… 이번주 양산 가능성삼성도 'QD 디스플레이' 설비 반입하며 LCD 출구전략 본격중국도 OLED 투자 거세… "2022년 韓 추월" 전망도
  • ▲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삼성과 LG가 '탈(脫) LCD'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OLED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QD 디스플레이 장비 반입을 시작한 가운데 LG디스플레이도 학수고대하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양산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날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진다.

    정 사장 방문 이후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의 구체적인 양산 일정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주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약 5조원을 투자한 광저우 공장은 고해상도의 55·65·77인치 대형 OLED 패널의 주력 생산 거점으로, 지난해 8월 준공했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양산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결국 목표로 했던 상반기 내에 가동하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광저우 OLED 팹이 코로나로 엔지니어가 충분히 투입되지 못했다"며 "2분기 내 막바지 조율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LCD 공급과잉으로 지난해부터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광저우 OLED 양산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의 양산 준비를 최대한 빨리 마치기 위해 지난 3월 연구원과 엔지니어 등 290명을, 5월에는 직원 170명을 전세기에 태워 광저우에 보냈다.

    이같은 노력 끝에 현재 광저우 공장의 양산 준비를 마쳤으며, 48인치 OLED 패널 등 일부 물량도 생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충남 사업장에 QD 디스플레이 설비 반입을 시작하면서 OLED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3조원 규모의 투자 발표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는 TV용 LCD를 생산하는 L8라인의 일부 설비를 철거하고 QD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클린룸 공사를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이를 마무리하고 8.5세대 증착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설비 셋업에 돌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생산라인 셋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단계별 시가동을 거쳐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QD 디스플레이는 빛이나 전류를 받으면 빛을 내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QD를 이용해 보다 풍부하고 정확하게 색을 구현할 수 있으며, 구조적으로도 유연해 폴더블 등 디자인 혁신도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정의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중국의 매서운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OLED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올해 안에 국내 TV용 LCD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중국도 최근 OLED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한국 기업들에게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다.

    LCD 시장을 장악한 BOE는 중소형 OLED 시장도 빠른 속도로 침투하고 있다. BOE는 청두 B7, 멘양 B11에 월 9만6000장 규모의 6세대 플렉서블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한 데다 올해 충칭 B12, 내년 푸칭 B15에 각각 월 4만8000장 규모에 달하는 OLED 신공장을 추가 증설 중이다. BOE는 자국 세트업체를 넘어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LG 벨벳'에 공급한 데 이어 애플과 삼성전자에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HKC는 오는 2022년부터 OLED TV 패널 생산 라인 가동을 목표로 320억위안을 투자해 8.6세대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CSOT도 최근 중카이 첨단기술산업단지에서 11세대 OLED 생산라인과 8.5세대 모듈 라인을 건설하는 상량식을 열면서 시장 진입 준비를 공식화한 상태다.

    중국 정부가 LCD 투자 지원을 OLED로 변경하면서 중국 패널업체들의 OLED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의 플렉서블 OLED 생산능력이 2022년에는 한국 업체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패널업체들의 공격적 증설로 내년 말 기준 양산 체제를 갖춘 글로벌 6세대 플렉서블 OLED 인풋 캐파는 월 38만2000장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이 중 중국 업체들의 캐파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합을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기업 간 기술격차는 최소 3년 이상 벌어져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자국 정부의 지원을 얻고 있는 만큼 여전히 위협적인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격차를 더 벌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