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스 등 자산매각 속도… 주가 3.5배 상승내부는 일감없어 8월 내내 휴업풍력 등 친환경 전환도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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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중공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두산그룹이 자산매각 등 자구안에 속도를 내면서,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룹은 지난 4일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솔루스 및 모트롤사업부 매각, 대주주의 두산퓨얼셀 지분 23%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 등 4건의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일까. 주가는 연일 상승세다. 지난 7월 10일 기준 4510원에 그쳤던 주가는 9월 7일 1만6100원까지 치솟았다. 두 달도 채 안돼 무려 3.5배가 뛴 것이다.

    이런 까닭에 외부에선 긍정적인 시선이 쏟아진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전환을 알렸을 때 그 우려는 벌써 잊어버린 듯 하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5월 29일 두산중공업을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경영정상화 방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채권단은 이러한 조건과 함께 1조2000억원을 그룹에 추가 지원했다.

    당시 재계 안팎에선 산은이 석탄과 원전 사업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주가 상승과 달리 내부 분위기는 침울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일감이 줄어든 것이 큰 타격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8월 제강공장을 거의 돌리지 못했다. 2주간의 휴가 이후 직원들이 출근을 하긴 했지만 생산공정보다는 청소, 페인트작업 등 잡무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우려했던 일감 부족이 현실화 한 탓이다. 이달 초부터는 최소한의 생산만 이어가고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생산의 첫 공정인 제강공장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면서 사내 다른 공장 가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두산중공업은 제강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타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직원들이 출근 후 업무보다 매일 회사 주가만 살피고 있단 웃픈 농담까지 들린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 2030년까지 12GW 규모 해상풍력 준공 계획을 포함한 ‘해상풍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그린뉴딜을 적극 추진하며,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한 두산중공업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이에 발맞춰 두산중공업 또한 2030년까지 12GW 규모 해상풍력 준공 계획을 포함한 ‘해상풍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정부 계획대로, 회사의 기대대로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지는 이제 지켜볼 일이다. 다만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정부와 달리 현실에선 일감부족에 직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어 우려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