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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한국형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K-뉴딜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자산운용사들도 뉴딜펀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딜지수 대표 종목들이 주가가 많이 오른 대형주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정부가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방안 중 한축으로 제시한 민간 뉴딜펀드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우선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지난 15일 '뉴딜' 투자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지속가능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인 '삼성뉴딜코리아펀드'를 출시했다.
삼성 뉴딜 코리아 펀드는 그린·디지털 두 키워드를 핵심 투자 포인트로 삼아 각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선별해 집중 투자하는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다. 그린 포트폴리오에는 친환경 제품 관련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골자로, 에너지 기술·친환경 미래차 기업 등도 투자 대상이다. 디지털 포트폴리오에는 온라인 트렌드에 맞는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투자 대상으로, 늘어나는 비대면 수요를 충족시키며 성장할 디지털 플랫폼 관련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일 NH아문디자산운용은 'NH아문디 100년기업그린코리아펀드'를 출시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상품이다. 이 펀드는 ESG 중에서도 실적 개선과 성장성이 가시화하고 있는 그린 테마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탄소배출 규제 강화로 성장이 가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차 산업, 중장기 성장성이 높은 헬스케어 산업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판 뉴딜 정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5세대(5G) 이동통신·2차전지·수소전기차·풍력 기업 등을 담는다.
지난달 교보악사자산운용은 한국형 뉴딜 기업, 기술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 '교보악사그린디지털펀드'를 출시했다. 이는 교보악사운용이 지난 2015년 출시해 운용하던 '교보악사Neo가치주펀드'를 리모델링해 한국판 뉴딜정책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장기적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해 성과를 추구한다. 투자 대상은 디지털 뉴딜 관련 5G·AI(인공지능)·언택트 기업과 그린 뉴딜 관련 풍력·2차전지·수소 연료전지·태양광 업체 등이다.
출시를 앞둔 펀드도 있다.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KRX BBIG K-뉴딜지수'에 기초한 첫 금융상품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 BBIG K뉴딜 ETF'는 내달 7일 선보인다. BBIG K-뉴딜지수는 미래 성장주도 산업으로 주목받는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업종의 12개 주요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이 지수의 최초 개발 아이디어를 거래소에 제공한 기여를 인정받아 지수를 향후 3개월간 독점 사용할 수 있다.
미래에셋운용 측에 배타적 사용권이 부여되면서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도 BBIG 업종에 투자하는 '에프앤가이드 K뉴딜지수 ETF'(가칭)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공동 개발한 지수를 기초로 이를 추종하는 ETF 출시 준비에 나섰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방안을 발표하면서 "뉴딜 업종 내 상장 종목을 추종하는 다양한 뉴딜지수를 개발·활용하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덱스펀드 등 뉴딜지수를 연계한 투자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들이 이에 발맞춰 속속 펀드를 선보이고 있지만 뉴딜펀드가 당장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대형주 다수가 대표 종목으로 지수에 포함돼 있어 신규 수급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KRX BBIG K-뉴딜지수 12개 종목 중 삼성바이오로직스·LG화학·네이버·셀트리온·카카오·삼성SDI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6개가 포함된다.
다만 국내 대표 성장 업종과 종목을 담는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유망 투자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친환경과 디지털 키워드는 글로벌 트렌드인 만큼 추세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강송철 연구원은 "뉴딜펀드의 투자처로 지목된 친환경·디지털 산업은 일회성 테마가 아닌 글로벌 트렌드인 만큼 긴 호흡으로 관련 산업에 속한 기업을 골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미국 상장된 대표 ETF 연초 이후 수익률을 보면 톱10 ETF 절반은 클린에너지·2차전지·인터넷이 차지하고 있다. 긴 시계열을 보면 이 ETF 주가상승은 이제 시작으로, ETF 역시 중장기적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임지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모멘텀이 유지되는 기간에는 관련 업종과 펀드 모두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라면서 "이번 뉴딜 지원 집중 산업도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매력도가 높아진 친환경·2차전지·바이오·인터넷·게임 업종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