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공중보건국, 트윈데믹 환자 58명 분석… 동시 감염 시 고령자 치명률 증가독감 환자는 코로나 확진받을 가능성 58% 낮아져… ‘상호 간섭’ 원인김우주 교수 “트윈데믹 확률 낮지만 후폭풍 우려… 50대 만성질환자 백신접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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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에 감염되는 ‘트윈데믹’ 관련 국내 사례가 공개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트윈데믹 발생 시 ‘증상 악화’ 여부를 더 조사해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해외의 연구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독감을 앓으면 사망률이 2.3배 가량 높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최근 영국공중보건국(Public Health England, 이하 PHE) 소속 연구진들은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코로나19-독감 상호작용과 동시감염 영향’을 주제로 한 연구를 공개했다.영국은 올 초 독감이 먼저 유행했고 해외유입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PHE는 당시 상황이 담긴 1월 20일부터 4월 25일까지 사례를 기반으로 트윈데믹을 분석했다.이번 연구에서 코로나19-독감 동시 감염자는 58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단독 확진자는 4443명, 독감 단독 확진자는 992명, 모두 음성은 1만3763명 등으로 비교 대상이 됐다.트윈데믹에 걸린 58명은 5~9세 2명, 10~19세 3명, 20~29세 1명, 40~49세 2명, 50~59세 5명, 60~69세 6명, 70~79세 14명, 80세 이상 18명으로 구성됐다.이들 중 43.1%인 25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편적 코로나19 통계와 동일하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사망 위험이 올라갔다. 60대는 50%, 70대는 57,1%, 80대 이상은 66.7%의 치명률이 기록됐다.주목해야 할 부분은 교차비(odds ratio) 결과다. 이는 한 그룹에서 동일한 사례가 발생할 확률을 다른 그룹에서 발생할 확률과 비교한 값을 의미한다모두 음성인 경우를 기준으로 코로나19 단독 감염자의 사망 교차비는 2.61이었다. 독감의 경우는 0.64로 사망 확률이 현격히 낮았다. 그러나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발생하면 5.92로 올랐다.즉, 트윈데믹이 발생하면 코로나19 단독 확진보다 사망률이 2.27배 높다는 결과값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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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감 걸리면 코로나 감염 확률↓… 그래도 독감백신 방어가 ‘최우선’해석상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독감이 먼저 걸리면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낮아진다는 통계도 제시됐다.독감 감염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상태위험도를 따져보면, 독감이 감염되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58%가 낮아졌다.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9세 미만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청장년층으로 연령대가 올라가면 독감 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74% 낮아졌다. 고령 독감환자는 48%가 코로나19를 방어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이와 관련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독감과 코로나19 바이러스 간 경쟁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된 연구다. 물론 보편적인 현상이다. 타 감염병 유행 시에도 릴레이식으로 발생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아이러니한 부분이지만 독감에 먼저 걸리면 코로나19 감염이 잘 안 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독감에 먼저 걸려서 코로나19를 막는다는 왜곡된 해석은 금물이다. 트윈데믹 발생 확률은 사실 낮은 수준이지만, 만약 동시 감염이 이뤄지면 중증환자와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현 상황에서 독감 백신접종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또 독감환자와 코로나19 확진자를 구분해 지역사회 전파를 최소화해야 유행파를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상온 노출’ 이슈로 독감 무료접종 문제가 연일 화두에 오르고 있어 간과된 부분이지만, 무료접종 사각지대에 놓인 50대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제안이다.김 교수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50대 환자도 독감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무료접종 대상자엔 빠졌지만, 독감백신을 맞아야 하는 우선순위라고 판단한다. 일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자료를 활용해 접종대상자를 선정하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