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장악3법 보류 요청에 동문서답답정너 민주당 "정기국회 입법 강행"상의·경총 등 멘붕
  •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왼쪽)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마포 경총회관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왼쪽)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마포 경총회관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권창회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경영계의 호소를 ‘별나라 얘기’ 쯤으로 치부한 것이 분명하다. 기업장악3법이 통과될 경우 지속생존이 어렵다는 읍소는 외면한 채 K뉴딜이나 코로나 위기극복 방안을 내놓으라며 동문서답 하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그간 수차례에 걸쳐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지만 모두 허사로 끝날 전망이다. 대한상의와 경총은 최근  네다섯차례 이상 민주당과 간담회나 면담을 가졌다. 박용만 회장과 손경식 회장은 문턱이 닳도록 국회를 드나들었다.

    재계의 외침은 하나다. 공정경제3법이라고 포장된 기업장악3법의 입법철회다. 자칫 경영권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며 부작용에 대한 수정이나 보류를 요청하고 있다.

    경제계 원로들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게도 이같은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병든 닭 몇 마리를 골라내려다 모든 닭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박용만 상의 회장의 비유가 절절하다.

    굳이 규제를 한다면 입법이 아닌 규범으로만 하자고까지 했지만 '읽씹' 모양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민주당의 반응은 지난 3년여 문재인 정부 당정청의 모습과 달라진게 없다. 이낙연 대표는 기업장악3법이 기업을 골탕 먹이는 법안이 아니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유동수 의원 역시 20대 국회부터 시작해 충분히 검토를 한 법안이므로 개정이나 수정은 없다고 선을 그어놓고 있다.

    소통을 얘기하면서도 듣는 귀는 닫아 놓고 있는 셈이다.

    답정너 '입법'도 모자라 엉뚱한 훈수까지 한다. 전날 경총 간담회에서 유 의원은 "재계에 부탁한다"며 "코로나위기극복과 k뉴딜 등 미래성장을 위한 담론도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다' 비유 말고 달리 할 말이 없다. 마뜩잖은 재계의 입장을 헤아렸던지 11월쯤 토론회 한번 하자고 했다지만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경제성장의 주체로, 글로벌 플레이어로 나서야 하는 기업의 발목을 잡으면서 코로나 극복과 k뉴딜을 운운하는 것은 사리가 맞지 않는다.

    차제에 노동관련법도 손질하자는 주장엔 이와중에 노동계를 건드리냐고 했던 여당이었다.

    끝까지 설득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경제단체들의 축 쳐진 어깨가 더 내려앉고 있다.